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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8년전 빼앗긴 크림반도 곧 수복작전”...러, 핵무기 보복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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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전쟁의 새 격전지로 부상
조선일보

지난 16일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의 임시 탄약고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로 붉은 화염이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장이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TASS 연합뉴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곳에서 발생한 러시아군 기지와 탄약고 연쇄 폭발이 우크라이나 측에 의한 것이라는 보도 이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수복(收復) 작전을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동부 돈바스와 남부 헤르손 일대에 이어 크림반도까지 전투가 확산할 경우, 이번 전쟁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CNN 방송은 1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지난 9일과 16일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3건의 대형 폭발 사건 배후는 우크라이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 문건은 9일 발생한 사키 공군 비행장 폭발을 “러시아 군사 시설의 강력한 일회성 손실”로 묘사했다. 당시 이 폭발로 전투기와 공격기 등 9대의 군용기가 파괴되고,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났다. 문건은 또 “후속 공격은 크림반도를 노리는 우크라이나의 체계적 군사 역량의 증거”라고 표현했다. 16일 연이어 벌어진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의 임시 탄약고 폭발과, 중서부 그바르데이스코예 비행장의 폭발을 지목한 것이다.

크림반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의 든든한 후방 보급기지 역할을 해왔다. 최전선으로부터 200~300여㎞ 떨어져 있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부 세바스토폴은 러시아 흑해 함대의 모항(母港)이기도 하다. 러시아에 전략적 의미는 물론, 상징적 의미도 큰 곳이다. AP통신은 “크림반도는 더 이상 후방의 안전한 점령지가 아닌, 이번 전쟁의 최전선이자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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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 시각) 크림반도 서부 사키 공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P 연합뉴스


CNN과 AP통신의 보도는 우크라이나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9일 “사키 공군 비행장 폭발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16일의 폭발 사건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이 “우크라이나 특수 부대의 군사 작전”이라는 보도를 하고,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이 “크림반도 내 친(親)우크라이나 세력의 소행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우크라이나 작전설’이 계속 제기됐다. 때마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은 크림반도에서 시작돼 크림반도에서 끝나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도 주목받았다.

“조만간 러시아군 점령지 탈환 작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유소우 국방정보국 대변인은 17일 “머지않아 전선 전체에서 매우 긴박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점령지 모두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은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크림반도를 포함한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본격적으로 수세(守勢)에서 공세(攻勢)로 전환, 전쟁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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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입장도 변하고 있다. 러시아는 9일 사키 비행장의 군용기가 매우 정교한 방식으로 파괴됐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사고”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16일 벌어진 두 건의 폭발은 “반(反)러 세력의 사보타주(sabotage)”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크림반도 내 이슬람 테러리스트 비밀 조직이 사건의 배후”라며 “우크라이나 요원이 이들을 지원했다”는 수사 결과도 내놨다. 우크라이나를 공격의 배후 혹은 주체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크림반도를 관할하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사령관도 전격 교체됐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7일 빅토르 소콜로프 신임 사령관 임명 소식을 전하면서 “(사령관 경질은) 최근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파) 사건에 대한 문책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크림반도를 관할하는 군 최고위급 관계자가 바뀜에 따라 러시아의 대대적인 보복도 예상된다. 러시아 정부는 핵무기를 동원한 보복 가능성마저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하면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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