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 확대…공업제품·서비스도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7.1% 상승해 지난해 12월(7.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 눈에 띈다. 폭염·장마철 영향으로 작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시금치(70.6%) 등 채소류가 25.9% 급등했다. 돼지고기(9.9%), 수입쇠고기(24.7%) 등 축산물은 6.5% 올랐고, 수산물은 3.5% 상승했다. 올해 3월 상승률 0.4%까지 내려갔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다시 오름폭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지수는 13.0%, 생활물가지수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 영향까지 겹치면서 7.9% 뛰었다.
전체적으로는 공업제품과 서비스가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 6.3% 중 공업제품과 서비스 기여도가 각각 3.11%포인트, 2.13%포인트에 달했다. 공업제품은 8.9% 올랐는데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21.4%) 등 석유류(35.1%) 가격이 급등했다. 빵(12.6%), 기능성 화장품(14.4%) 등 가공식품(8.2%) 가격도 올랐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유류세 인하 기조 속에 석유류는 올 들어 처음으로 전월(39.6%) 대비 상승폭이 둔화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심상찮다. 특히 외식 물가는 8.4%나 올랐다. 이는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개인서비스도 보험서비스료(14.8%), 공동주택관리비(4.2%), 치킨(11.4%) 등이 상승하면서 1994년 8월(6.6%) 이후 가장 큰 상승폭(6.0%)을 나타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15.7% 올라 2010년 1월 조사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요금이 올랐다"면서 "다만 국제유가 급등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석유류 가격과 축산물 가격 상승세는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산물 가격 상승세 둔화는 할당관세 인하 등 정책적 효과도 있었을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물가 정점은 9~10월…연간 상승률은 5%대"=정부는 이른 추석을 앞두고 있는 다음달 밥상물가 중심으로 물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외 요인에서 추가 돌발변수가 없는 한 오는 9~10월 경이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중 밥상물가 안정 및 필수 생계비 경감 내용 등을 담은 추석 민생 안정대책을 내놓기로 하고, 현재 할당관세를 추가로 적용할 품목들을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9~10월 물가 상승률이 6%대 후반으로 정점을 찍고, 연간 상승률 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물가 상승을 주도해 온 국제유가와 원자재·곡물가격 하락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판단이다. 어 심의관은 "높은 물가 상승세는 국제유가 등 대외적 불안 요인에 기인했는데 최근 이 요인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물가가 비교적 높았던 지난해 8~9월 대비 기저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기상 여건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물가 상승률은 5%를 넘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경기 대응보다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는 한국은행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은은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흐름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보는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측 물가압력 증대 등으로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양상과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여건 등에 따라 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