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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M 트렌드] 커뮤니티로 진화한 카카오 오픈채팅 "연결의 힘은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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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 지나가다 받은 신용카드 홍보 팸플릿과 명함. 혜택이 궁금하긴 한데 내 카톡 프로필을 영업원에게 노출하고 싶지 않다. 명함에 적힌 1:1 오픈채팅 링크로 상담을 받아본다.

# 학기 초, 경영입문 수업 그룹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수업 게시판에 공지하면 학생들이 알아서 들어온다. 학생 번호를 일일이 추가하고, 단톡방에 초대하는 수고를 거치지 않아도 되며, 급한 공지는 카톡 통해 편하게 한다.

오픈채팅방에 들어서니 잠시 뒤 걸그룹 에스파가 나온 장면을 캡처한 '짤(이미지)'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방에 있는 사람 수는 1116명. 하지만 그중 누구도 메시지로 대화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카리나'가 UN 연설에 참여하거나 공연을 하는 장면을 담은 짤이 올라오면서 채팅창이 채워져 갔다.

지인들끼리 연락하는 용도로 주로 쓰이던 카카오톡이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노는 도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7일 기준,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이용하는 사용자 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지난 2019년 대비 무려 76% 성장했다.

이는 좋아하는 콘텐츠를 즐기면서도 타인과 필요 이상의 관계를 맺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세대 성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채팅이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관심사에 따라 대화하는 서비스로, 관심사를 검색한 후 주제에 알맞은 방을 선택해 모인 사람들끼리 카톡을 주고받는 것이다. 201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오픈채팅 수신·발신량은 2016년 말 전년 대비 6배로 늘었고 올해에도 지난 2019년보다 78% 증가하는 등 사용자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채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오픈채팅 인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고독한' 시리즈다. 음식 사진을 공유하는 '미식한 고독방(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따온 이름)'이 처음 생긴 후 말은 하지 않고 인물 등 관련된 사진만 올리는 오픈채팅방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현재 '고독한'이라는 말이 들어간 '고독한 에스파', '고독한 BTS', '고독한 손석구' 등 오픈채팅방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테니스나 골프를 함께할 '테린이'와 '골린이'를 모집하거나 코치 수업을 매칭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도 부쩍 늘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지역과 시간대 등을 채팅방 정보에 게시한 뒤 오프라인에서 만나 함께 운동을 한다.


오픈채팅방 기능을 활용한 놀이도 생겨나고 있다.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는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데 채팅방 소개화면에 문제를 내놓고 그 답을 비밀번호로 해두는 식이다. 예를 들어, 배우 손석구의 생일(830207)을 맞춰 참여코드를 입력하면 '고독한 손석구' 채팅방에 들어갈 수 있다. 연예인이 직접 오픈채팅방을 찾아 자신의 목소리나 사진을 인증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실시간 이벤트도 자주 열린다.

세대별로 주로 방문하는 오픈채팅방의 키워드도 다르게 나타났다. 가령 10대에게 인기 있는 키워드는 '게임'과 '팬덤'이 꼽힌다. 이들은 보스 몬스터 전투(레이드)에 함께 참여할 인원을 모집하거나 아이템 정보를 공유하며,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포토 카드나 굿즈를 교환하기도 한다. 20대는 '학교', '취업' 관련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MZ세대 후반 연령에 가까워질수록 '결혼', '투자' 등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팅방이 인기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픈채팅은 익명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픈채팅방에서는 평소 사용하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대신에 '카카오톡 프렌즈' 캐릭터 프로필과 별도 닉네임을 설정해 부담 없이 채팅에 참여할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손쉽게 참여 가능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특성에다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더해졌다.




카카오는 트렌드에 빠르고 디지털에 능숙한 데다 소비 경험이 많은 MZ세대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오픈채팅에 갖가지 실험을 지속해왔다. 그룹 채팅방을 만들 때 배경 화면과 해시태그를 활용해 방의 개성을 뽐낼 수 있게 했고, 방 개설 목적에 맞는 인원들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입장 조건 설정 옵션을 추가했다. 또 랜덤 및 선착순으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 재미 요소를 더했고, 지난 4월엔 텍스트 기반의 대화뿐만 아니라 음성 대화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게 보이스룸을 오픈채팅에 도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오픈채팅의 성장성에 주목한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첫 사업으로 오픈채팅 기반의 메타버스를 낙점했다. '카카오 유니버스(Kakao Universe)'를 발판 삼아 '비욘드 코리아'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유니버스의 골자는 사람들을 관심사로 연결하는 오픈링크다.

오픈링크는 취미나 장소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가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카카오웹툰 내의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웹툰에 대한 얘기를 나누거나, 특정 장소를 검색한 이용자끼리 해당 장소의 오픈링크에서 장소에 대한 정보나 리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관심사를 중심으로 오픈링크에 모인 전 세계 50억 명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텍스트를 넘어 다양한 멀티미디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이들이 카카오가 조성한 유니버스 생태계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남궁훈 카카오 대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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