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그야말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이다. 0% 시청률로 시작해 15%를 넘어섰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깊은 연구와 진지한 고민, 1년을 기다려 박은빈을 캐스팅한 제작진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다. 시청자와 제작진이 사랑하는 '우영우 월드'는 계속 된다.
2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유인식 PD와 문지원 작가가 참석해 드라마의 인기 비결 등을 짚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다. 최근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하던 안방극장에서 모처럼 등장한 착한 드라마로, 자극 없는 순한 맛과 이야기가 주는 힘을 내세워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2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유인식 PD와 문지원 작가가 참석해 드라마의 인기 비결 등을 짚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인식 PD와 문지원 작가가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NA]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다. 최근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하던 안방극장에서 모처럼 등장한 착한 드라마로, 자극 없는 순한 맛과 이야기가 주는 힘을 내세워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 시청률 0%→15%·넷플릭스 인기…"예상 못했다"
'우영우'의 인기는 수직상승한 시청률로 증명한다. 1회로 0%대로 시작해 8회 만에 전국 13.1%, 수도권 15%의 시청률을 돌파했다.
유인식 PD는 "이렇게까지 사랑을 해줄거라 생각을 못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방송을 했다.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 음식으로 따지면 평양냉면처럼 슴슴해서, 입소문을 타고 찾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초반부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십 몇 년간 연락을 못했던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고 고등학교 은사님에게 문자가 왔다. 굉장히 울컥했다"라고 털어놨다.
문지원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연락을 해오고 있다. 커피를 사러 갔을 때 우영우에 대한 토론을 하거나, 우영우를 보거나 하는 분들을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작업이 처음인 문 작가는 '우영우'를 "순두부 계란탕 같은 밝고 힐링 드라마지만 야심이 있다. 예민한 소재와 업계 관행을 순순히 따르지 않는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신인이라 이 업계가 낯설어서 어느 정도가 잘될 건지 감을 못 잡았다. 감독님께 '잘된거냐'고 물어봣을 때 '사고수준'이라고 했다. 시청률 예상은 어렵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고 웃었다.
'우영우'는 지난 4월 SKY채널에서 브랜드명을 변경한 채널 ENA에서 방영되고 있다. 채널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만큼 '우영우'의 성공을 예측한 이도 많지 않다. '우영우' 시청자들은 채널명과 방영 시간, 재방송 시간대까지 공유하며 적극적 본방사수에 나섰고, ENA 최고시청률 역사를 경신하고 있다.
유 감독은 "ENA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채널이라 어머님들이 채널을 못 찾거나 방송이 나간 걸 모르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던 건 사실이다"라며 "시청자분들이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찾아와서 호응해주시는 현상 때문에 초반에 더 적극적인 팬덤이 만들어지는 걸 보고 신기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 2주 연속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르며 K콘텐츠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지원 작가는 "처음엔 넷플릭스를 통해서 다른 나라 시청자들을 만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우영우'는 대사가 많고 한국어의 말맛을 살려야 되는 말장난도 많다. 또 법적인 용어도 한국과 세계의 법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 큰 인기를 끌 거라고 생각하거나 기대하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인기의 이유에 대해 "'재밌어서'라고 생각한다. 창작자로서는 자기가 만든 걸 재밌게 봐준다는 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이지 알기 때문에 재밌다는 반응이 많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 감독은 '제2의 오징어 게임'을 기대하냐는 질문에는 "상상한 적이 없는 일이긴 하다"며 "전편을 업로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하는 것과 똑같은 스케줄인데 해외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부분이 참 신기하고 놀랍다.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한가 싶기도 하고, 동시대 사람들이 어찌보면 비슷한 고민들을 하시는 건가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 "박은빈 포에버"…1년 기다렸던 제작진, 캐스팅 확신 있었다
박은빈을 주축으로 강태오, 강기영, 하윤경, 주종혁 등이 개성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드라마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유인식 감독은 박은빈과 함께하기 위해 1년을 기다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피력을 했다"라며 "우영우라는 역할을 할만한 배우가 많지 않다. 연기를 잘하는 박은빈 배우가 부담을 가질 만큼 쉽지 않은 배역이긴 하다. 별다른 대안이 없었고, 기다린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라며 "다시 한번 박은빈 포에버라고 하고 싶다"라고 박은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처음부터 박은빈을 염두에 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유 감독은 "지금은 박은빈 배우의 목소리가 자동으로 재생되지만, 처음에는 영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막막했다. 엄청난 대사량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과 다른 대사하는 방식에 있어 배우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다. 많은 대사의 양을 전달하면서 배역마다 사람이 확확 바뀌는 것 같은 집중력과 기본기를 가진 배우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캐스팅 고민에 대해 털어놨다.
그러면서 "타이틀롤이라고 하는 배역이 누구나 납득할 만한 위치에 있는 배우는 거의 유일했다"라며 "박은빈이 연기했을 때 매력적인 영우가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촬영장에서 박은빈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박은빈 배우의 아이디어가 가미되지 않은 신이 없다고 할만큼, 영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본 다음에 1번 본다, 2번 감탄한다, 3번 찍는다였다"고 말했다.
문지원 작가는 강기영과 강태오, 하윤경, 주종혁 등 배우들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먼저 강기영에 대해 "'시놉을 재미있게 봤어요'라고 해줘서 감사했다. 명석의 멋을 콕콕 다 이해해주는 것에 감명 받았다"라고 말했다. 강태오가 연기한 차준호 캐릭터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며 "어떤 남자여야 불쾌하지도 않고 판타지 같은 인형 같은 존재도 아니었으면 할 때 강태오 배우가 생각났다. 본인은 부모님이 고양이를 기르는데 영우와 준호의 관계는 고양이를 산책 시키는 마음 같다고 했다. '산책묘인 고양이는 한 발 뒤에 떨어져서 고양이 가는 곳을 지켜보는데 이게 영우와 준호의 관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 마음에 감명을 받아 무릎을 탁 치며 이렇게 잡아가면 되겠다"라고 말했다.
한바다 로펌 내 동료들인 하윤경, 주종혁에 대해서는 "수연과 권민우는 대형 로펌에 떨어졌을때의 반응들을 했다. 수연은 봄날의 햇살이었고, 권민우 변호사는 권력에 민감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권민우라고 이름을 지었다. 영리하고 소악당 같은 면모로 디자인 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 "'우영우' 향한 불편한 시선도 모두 이해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활약 중인 배우 박은빈 [사진=박은빈 인스타그램] |
'우영우'의 인기만큼 드라마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이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만큼 깊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했고 또 조심스러웠다. '우영우'를 통해 장애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했다는 반응과 함께 자폐를 포장해 또다른 상처를 유발한다는 반응도 있다. 제작진은 "불편한 시선도 모두 공감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작가는 "자폐 진단을 받거나 가까운 친인척 중에 있는 건 아니다. 스릴러 장르물 영화를 구성하다가 사건 목격자가 자폐인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때 자폐 스펙트럼을 공부했고 많은 특성을 알게 됐다.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물리의식, 정의감,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 엄청난 기억력을 보게 됐다"라고 전했다.
우영우는 이같은 마음이 깃들어 탄생한 캐릭터다. 박 작가는 "우영우가 변호사 생활을 하는데 있어 어려운 건 자폐로 인해 생긴 편견이다. 그래서 특별한 형상으로 된 빌런이나 악당을 설정하지 않다. 박은빈 배우가 훌륭하게 연기한 우영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맞지만, 이 캐릭터가 갖고 있는 어려움이나 어두운 부분도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것을 보여주다가 자폐인들에게 또 상처를 줄까봐 농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영우를 지지하는 이유는 불쌍하고 안쓰러워서라기보다, 씩씩하고 멋있어 응원하게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제가 자폐거나 지인이나 가족이 자폐라면, 저 또한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불편했을 것 같다. 볼까 말까 그 고민도 많이 했을 것 같다"라며 "불편하게 보는 것은 이해하고 공감하고 작품에 대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자폐 비하로 논란이 된 한 유튜버의 '우영우' 패러디 영상도 이같은 시선의 연장선상에 있다. 유 감독은 "저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서 편안하지 않다"고 생각을 전했다.
유 감독은 "유튜브에서 우영우의 캐릭터를 따라하는 분들이 말 그대로 자폐를 비하하려고 했다는 생각을 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저희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가 하는 행동은 드라마 안에서 쌓아온 맥락 안에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드라마 클립을 볼 때도 맥락을 보며 이해할 수 있지만, 바깥에서 그 행동의 어느 순간만 보면 또다른 맥락이 발생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바로바로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세상이라 본인의 의도와 다른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조심성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될 수 있다. 몇 년 전에 받아들이는 시대의 감수성과 지금 시대의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희화화고 여기서부터 패러디'라고 정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사회적인 합의나 시대적인 감수성에 따라서 공론화가 되면서 기준점이 생겨나면서 조심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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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이 희화화 되는 것에 대한 조심스러운 마음도 표했다. 유 PD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지혜로운 시청자 입장에서 공론화를 통해 시대의 기준점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우영우'가 만약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살만한 곳이나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있다면 이 드라마 때문이라기보다, 드라마를 계기로 해서 쏟아지는 이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이야기를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 2막 앞둔 '우영우' 관전 포인트는 "훌륭한 변호사 되기 위한 고민의 과정"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 예고편 영상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 예고편 캡처]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번주 9회 방영을 앞두고 있다. 매회 펼쳐지는 에피소드와 함께 신입변호사 우영우의 성장, 러브라인 등이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유인식 감독은 후반부 관전 포인트에 대해 "우영우가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였다면, 우영우가 훌륭한 변호사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어떤 것이 훌륭한 변호사인가라는 고민, 우영우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올 것이다. 한바다 안의 캐릭터들이 변화와 발전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며, 좋은 배우의 열연도 기대해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고래커플'의 우영우(박은빈)과 이준호(강태오)의 러브라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로의 마음을 자각한 두 사람이 한발짝 다가서는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러브라인이 꼭 필요했을까'라는 반응도 나왔다.
문지원 작가는 "자폐라는 이름 때문에, 자기의 세계에 집중하고 자기중심적인 영우가 성장하는 데 있어 사랑을 하고 다른 사람을 초대하고 발맞춰 나가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영우의 사랑 이야기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러브라인을 넣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문 작가는 "두 사람이 함께한 순간이 액자에 넣고 싶을 만큼 소중하고 기념할 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회전문 신 등을 넣었다. 초반부에 설레임 위주, 서로에게 빠져들고 호감에 집중을 했다면 후반부에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드러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준호의 경우에도 장애가 있는 여성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러브라인의 방향을 언급했다.
시즌2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잘돼서 시즌 2,3까지 나오는 경우는 행복한 일이다 다만 성사가 되려면 사업적이나 스케줄이나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우영우 월드에 대해서는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끝으로 유인식 감독은 "이 드라마를 몇번이나 봐주시고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 기쁘기도 하지만 무겁기도 하다. 제작이 끝났기 때문에 후반부가 전반부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만들어지지는않았다"라며 "지금까지 사랑해주셨던 그 모습처럼 나머지 에피소드들도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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