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이영우>의 주인공인 이영우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의 실마리가 떠오를 때면 자신이 좋아하는 고래를 떠올린다. 기회만 되면 고래의 시조부터 대왕 고래 변에 대한 정보까지 자신이 너무나 애정 하는 고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한다.
시청자들은 그런 이영우 변호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고래 아이템들을 품절시키는 중이다.
그런데 이영우 변호사가 좋아하는 고래가 인간의 이기심으로 심각한 생존의 위험 속에 놓였다는 사실을 아는 시청자는 얼마나 될까.
크릴새우 |
포획, 남획도 심각한 문제지만 인간이 고래의 먹이인 크릴새우를 일명 '싹쓸이'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릴 오일' 때문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억 달러(한화 약 3,576억 원) 규모였던 크릴 오일 시장 규모는 매년 12.9%씩 상승해 올해 약 7억 달러(한화 약 8,343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지방을 녹이는 오일', '혈관 청소부' 등의 화려한 문구로 포장되어 있는 이 크릴 오일은 사실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 식품일 뿐이다. 제품 설명에 등장하는 '인지질'은 계란 노른자, 콩, 호두에도 많이 들어있는 성분이다. 딱히 크릴 오일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특별한 성분이 아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크릴 오일 캡슐 하나보다 계란 노른자 하나에 들어 있는 인지질이 더 많다고 한다. 홈쇼핑 채널은 인지질이 물에 잘 녹는다고 보여주며 지방을 녹일 듯 설명하지만, 섞인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분리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고래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건 새끼 고래 죽이기인데, 새끼 고래를 향해 작살을 던지면 어미는 절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결국 어미 고래도 작살을 맞게 돼요. 고래는 지능이 높아서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신도 죽는다는걸 알지만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아요" - 드라마 속 우영우 대사
고래의 새끼 사랑은 우영우 변호사의 말대로 지극정성이다. 임신한 대왕고래는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남극에서 열대 지역으로 이동한다. 열대 지역은 갓 태어난 새끼를 보호하기엔 최적의 장소지만 어미 대왕고래의 먹잇감인 크릴새우를 찾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어미 대왕고래는 열대 지역에서 새끼를 기르는 동안 굶주린 상태로 지내며 번식지인 남극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린다.
이들의 이동거리는 대략 5,000km로 최대 4개월이 소요된다. 이 긴 시간을 이동한 끝에 남극에 도착한 어미 고래에게 그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허기를 달래줄 먹잇감, 크릴새우다. 하지만 인간의 크릴오일에 대한 탐욕으로 크릴새우 개체수가 급감하며 대왕 고래는 힘든 출산과 육아, 긴여정에 지쳐 돌아온 서식지에서 생존위험에 놓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크릴과 고래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 흡수한다. 이 플랑크톤은 크릴새우의 먹이가 되고, 이 크릴새우를 고래가 먹는다. 고래가 소화과정에서 다시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심해에 갖혀 대기로의 방출이 차단된다.
영국 남극 자연환경연구소에 따르면 크릴새우는 연간 최대 23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는 영국 전체 가정집의 1년 배출 온실가스와 맞먹는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역활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왕고래만의 문제가 아니다. 펭귄도, 범고래도, 수염고래도,바다표범도 인간 때문에 생존과 먹이사슬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크릴새우만 먹는 아델리펭귄의 경우 지난 40년 간 개체 수가 80%가량 줄었다. 바다의 먹이사슬이 깨진다는 것은 그 위험이 가까운 시일에 사람에게도 닥친다는 것과 같다.
"대왕고래가 새끼를 낳는 것을 본 사람이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보잉737 비행기만큼 큰 대왕고래가 하마만큼 무거운 새끼를 낳는 장면을 포착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싶겠지만 바다는 너무나 크고 또 깊어서 고래들의 비밀을 굳게 지켜주고 있는 겁니다!" - 드라마 속 우영우 대사
이제 고래를 지켜줄 바다를 인간이 지켜주길... 최소한 덜 괴롭게 하길 바라본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전체 어획량의 17%가 크릴이다. 이는 남극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어획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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