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일리 제너 인스타그램 캡처 |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백만장자 사업가로 유명한 미국 인플루언서 카일리 제너(24)가 최근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15분 미만의 비행을 반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폭염으로 사람이 죽는 등 기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근 제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편인 래퍼 트래비스 스콧과 함께 각자의 전용기 앞에 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과 함께 제너는 "내 거 탈까, 네 거 탈까?"라는 글을 적었다.
미국 인플루언서 카일리 제너(24)가 최근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15분 미만의 비행을 여러 차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카일리 제너 인스타그램 캡처. |
이후 유명인 전용기 비행경로를 공개하는 트위터 계정에는 제너가 탄 전용기 경로가 올라왔다. 제너는 전용기로 캘리포니아 카마릴로에서 반 누이스까지 약 64㎞를 비행했으며 비행 시간은 3분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로 40분 걸리는 거리를 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제너가 올린 게시글에는 4만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으며, 네티즌들은 "3분 비행은 너무했다", "환경오염 관련 세금을 걷어야 한다" 등의 비판 일색인 반응을 내놨다.
이후 제너의 비행 시간은 총 17분이 걸린 것으로 수정됐지만 누리꾼들의 비판은 계속됐다. 제너가 최근 15분 미만의 비행을 수차례 반복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스페인 서북부 사모라 인근의 타바라 마을 산불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스페인은 최근 낮 최고 기온이 43℃에 이르는 폭염으로 인해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
제너를 향한 비판이 커진 건 최근 미국·유럽 등지에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는 것과 관련 있다. 폭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기후 재난이 현실화한 상황에 탄소배출이 많은 비행기를 이용한다는 게 경각심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2021년 비정부기구인 유럽교통환경연맹은 제너와 같은 1%의 슈퍼 배출자가 전 세계 항공 배출량의 50%를 차지한다고 짚었다. 특히 개인 전용기의 경우 1시간 만에 2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상업용 항공기(승객당)보다 5~14배, 기차보다는 50배 더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타 툰베리가 영국 플리머스에서 대서양 횡단에서 탈 요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이렇다 보니 비행기로 인한 환경 오염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돼왔다. 유럽에서는 '플라이트셰임'(flight+shame) 운동도 벌어졌다. 비행기를 타는 데 부끄러움 혹은 죄책감을 느끼자는 것이다. 이 운동이 확산되면서 지난 2019년 스웨덴은 비행기를 타고 국내를 여행하는 승객들이 줄어드는 등 여행 패턴이 변화하기도 했다. 이후 영국에서도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플라이트프리2020(FlightFree2020) 캠페인 시작됐고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했다.
스웨덴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요트로 15일간 대서양을 횡단하기도 했다. 툰베리는 2019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패널과 수중 터빈이 장착된 요트를 타고 영국에서 뉴욕으로 이동했다. 역시 플라이트셰임 운동의 일환이다.
한편, 유럽과 미국에서는 기록적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스페인·포르투갈에선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누적 사망자가 2110명으로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서부 피닉스부터 동부 보스턴 지역에 걸쳐 1억명의 미국인이 43도에 이르는 찜통더위에 놓여있다.
상대적으로 서늘했던 영국에서도 최대 섭씨 40.3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이어지면서 영국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스티븐 벨처 영국 기상청 최고과학책임자는 "기후를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탄소제로뿐"이라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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