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장맛비가 강하게 내리는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찾아온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대구=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 BA.5가 사실상 우세종이 되면서 2년 넘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 중 97%가 처음 걸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전보다 회식 등 잦아진 모임과 전반적으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1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 7월 첫째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재감염자는 2.88%였다. 즉, 97%가 첫 감염인 것이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지역에 따라 재감염자가 신규 확진자 중 10~20%까지 차지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두드러지게 낮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 중인 BA.5가 올해 초 국내 유행을 주도한 BA.1과 BA.2 등이 비슷한 구조를 가진 오미크론 계통이기 때문에 한번 감염된 뒤 형성된 면역력이 재감염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된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
또한 일반적으로 감염 후 만들어진 항체는 3~4개월간 추가 감염을 높은 수준으로 예방하는데, 국내 감염자 중 1400만명이 지난 3~4월 대유행 시기에 발생한 만큼 아직 면역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는 1893만여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 중 약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즉,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미(未)감염자들이라는 것이다.
최근 주간 확진자 수는 6월 5주 5만9000여명에서 7월 1주 11만1000여명, 7월 2주 23만여 명으로 일주일마다 두 배로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초회 확진자다. 지난주에만 20만명가량이 처음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월 국제 의학 저널 ‘랜싯’에는 코로나 감염 이후 7개월까지 재감염 확률이 84% 줄어든다는 영국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전파력이 센 변이들이 등장하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미 ABC방송이 지난달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 24개 주에서 1600만명 재감염자가 확인됐고, 확진자 중 재감염자 비율이 주마다 4~15%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재감염 비율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요양원(원장 김정면)에서 직원이 비접촉 면회소를 재설치하고 있다. 수원=뉴스1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국·영국은 국내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 이전 우한발(發) 원조 코로나 바이러스나 초기 변이인 알파·델타 등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이 많아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더 취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에 한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예방 접종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마지막 접종(3차) 이후 2~3개월 이상 지났기 때문에 이미 감염 예방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은 BA.5 등 변이에 감염 예방 효과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중증화·사망 예방을 위해 접종이 필요한 고위험군을 제외하면 4차 접종을 받는 게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많다.
변이에 대항력이 있는 개량 백신이 언제 공급될지도 불투명하다.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가 전날 BA.5에 대한 예방 효과가 기존 백신보다 6.3배 높은 오미크론 백신을 이르면 8월 말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주요 코로나 백신 제조사들이 BA.5와 BA.4 변이 맞춤용 백신 개발에도 나섰다. 하지만 국내 공급 시점이나 물량 등이 아직 불확실하다.
개인이 마스크 착용, 손 씻기와 더불어 자율적 거리 두기 등으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방법 외에 묘책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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