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에 오픈한 프리미엄 자산관리지점 Club1 한남. [매경DB] |
"자산가들은 최근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1~3개월짜리 단기예금 비중을 확대하며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하며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스피가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도 외곽 지역부터 빠지며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긴축 시기를 고액자산가들은 오히려 투자 기회로 간주하며 유동성 확보에 힘쓰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이 지난해 6월 오픈한 프리미엄 프라이빗뱅킹(PB)센터 'Club1(클럽1) 한남'의 6월 말 총수신액은 약 2조원으로 1년 전 대비 70%가량 증가했다.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이 PB센터는 세무·법률·부동산·신탁 전문가가 상주하며 고객에게 맞춤형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와대(대통령실)가 서울 용산으로 이전하며 한남동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져 수도권과 지방에서 찾아오는 고객도 늘고 있다.
매일경제가 이곳에 돈을 맡기는 자산가들의 투자 행태를 취재해본 결과 이들은 금리 인상기를 돈을 벌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저금리 시기는 자산이 많지 않은 사람도 레버리지(대출)를 통한 과감한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긴축 시기에는 자산 가격이 조정되며 현금을 다량으로 확보한 자산가들에게 투자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김병주 하나은행 클럽1 한남 지점장은 "자산가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상승 타격을 덜 받기 때문에 최근 금리 인상기를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액자산가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투자 상품은 1~3개월짜리 단기성 예금이다.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시기에 만기가 짧은 예금 상품에 가입해 이자 수익을 도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투자 기회가 왔을 때 즉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단기예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3개월 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2.5% 안팎으로 적용된다. 예금 예치 규모에 따라 특인금리 0.2%포인트가 추가로 제공된다.
자산가들은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김 지점장은 "자산가들은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이어지는 만큼 코스피도 2500선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투자를 확대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자산을 급하게 매각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남 등 핵심 지역의 고가 주택을 보유하며 세금 규제 완화 등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클럽1 한남 고객 중에는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부를 일군 사람도 상당수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며 기업을 매각하려는 자산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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