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집무실 모습. 김 지사는 18일 도청 본관 2층에 있던 88㎡ 크기의 집무실을 20㎡규모로 축소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중 가장 작다. 충북도 제공. |
지난 1일 취임한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탈권위 행보가 눈길을 끈다. 시민들과 소통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데 이어 20㎡로 줄인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집무실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충북도는 도청 본관 2층에 있는 김 지사의 집무실(88㎡)을 20㎡로 줄여 이전했다고 18일 밝혔다. 옛 집무실과 비서실 사이의 조그만 접견 대기실을 집무실로 바꾼 것이다. 새 집무실에는 업무용 책상과 회의용 탁자와 의자 6개가 전부다.
충북지사의 집무실이 바뀐 것은 도청이 생긴 지 85년 만이다. 충북도청 본관은 일제강점기인 1937년에 건립됐다. 충북도는 옛 집무실을 회의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새롭게 만든 회의실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회의하면서 ‘도민을 신나게’ 만들어 줄 아이디어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도민과 더 가까이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 관계자는 “도청에는 회의실이 대회의실과 소회의실밖에 없어 직원들이 크고 작은 회의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충북도청 본관 2층에 있는 옛 집무실 모습. 충북도 제공. |
김 지사의 집무실은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중 가장 작은 규모다. 2010년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이 취임하면서 89㎡의 집무실을 3분의 1인 19㎡로 줄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민선 8시 시작 이후 강원 횡성과 경북 안동 등 여러 지자체가 소통 강화라는 이유로 청사 2층에 있던 단체장 집무실을 1층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13일에는 시민들과 소통을 위해 도청 홈페이지에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했다. 번호는 010-7291-0701이다. 문자만 보낼 수 있다. 휴대전화 번호 공개 이후 지난 17일까지 70건 정도의 민원이 접수됐다. 충북도는 수신된 문자 민원을 모아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거나 정책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18일 바뀐 집무실에서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
하지만 김 지사의 파격 행보에 일부에서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집무실 축소가 과연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대통령을 따라 하려는 것인지 여러 지자체가 소통 강화라는 이유로 단체장 집무실을 2층에서 1층으로 이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민원실이 집무실이 있던 2층으로 바뀌는 등 민원인들이 당황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의 탈권위 행보는 긍정적이지만 보여주기 행정에 그치지 않으려면 주민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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