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세비야와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15일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동료들과 공개 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15일 오전 10시쯤 서울 목동종합운동장. 30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토트넘 선수들이 느닷없이 팔굽혀펴기를 하기 시작했다. 선수단을 둘로 나눠 진행한 게임에서 패한 팀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벌칙’을 받은 것이다. 콘테 감독의 지도 아래 패스·압박 훈련을 한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얼굴에 물을 부어가며 열을 식히기도 했다. 손흥민의 발가락에선 피가 나 흰 양말이 붉게 물들기도 했다.
한국 투어 중인 토트넘이 지옥 훈련에 나선 건 1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세비야FC와 친선 경기를 갖기 때문이다. 친선 경기지만, 상대가 프리미어리그의 라이벌인 스페인 라리가 팀이라서 절대 질 수 없다는 자존심이 걸려 있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를 상대로 6대3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역시 손-케(손흥민-케인) 듀오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팀 K리그와의 경기에서 둘은 각각 멀티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파울로 얻은 프리킥에서 케인이 골을 넣었고, 페널티킥 기회에선 전담 키커인 케인이 손흥민에게 국내 팬들을 위해 골을 넣을 기회를 양보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콘테 감독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고, 훈련도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손흥민은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주장인 위고 요리스는 “손흥민과 함께 갈비 파티를 즐겼다. 좋은 추억이 됐고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고 했다. 14일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단을 서울의 한 고깃집에 데려가며 ‘한국에서 동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들이 상대할 세비야는 스페인의 강호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최다 우승(6회)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세비야는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하며 ‘별들의 전쟁’인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확보했다. 토트넘 역시 리그 4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챔스 티켓을 따냈다. 다음 달 열릴 UCL 조 추첨 결과에 따라 양 팀은 조별리그에서부터 만날 수도 있다.
세비야의 사령탑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국가대표팀과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지도했다. 2019년 세비야에 부임해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스페인 출신의 베테랑 수비수 헤수스 나바스가 주장을 맡고 있고, 명문 FC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반 라키티치(크로아티아)와 토마스 딜레이니(덴마크)가 중원에서 버티고 있다. 과거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은 에릭 라멜라(아르헨티나)도 출전할 예정이다. 15일 열린 세비야 기자회견에서 라멜라는 “난 손흥민과 많은 경기를 뛰었다. 현재 손흥민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그는 항상 최선을 다해 미래를 준비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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