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탄총? 권총? 원통 두개 검은테이프 둘둘, 그 총의 정체 [아베 피습]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중 총격에 쓰러졌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범행에 쓰인 총기는 사제총이다. NHK 등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나라현 선거 유세 현장에서 연설 중이던 아베 전 총리가 총성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린 후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채널 'ANN뉴스' 캡처]

총격 직후 용의자 야마가미 데츠야(山上徹也·41)는 경호원들에게 체포됐고, 그가 소지하고 있던 사제총도 압수됐다.

일본 언론과 목격자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용의자가 소지하고 있던 총기는 총구로 추정되는 둥근 원통 두 개를 검은 테이프를 이용해 나란히 묶은 특이한 형태다.

사진상으로는 탄창과 급탄 시스템이 없는 단발 총기로 추정되며, 크기는 일반적인 산탄총보다는 짧고 권총보다는 조금 길다. 일부 매체는 3D 프린터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상에서 용의자는 경호원들에 체포되기 직전까지 이 총기에 끈을 매달아 어깨에 매고 있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현장을 지나던 50대 목격자는 용의자가 해당 총기를 양손으로 잡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건 초기 일본 언론은 해당 총기를 산탄총이라고 보도했다. 군사관계 저널리스트인 세라 미쓰히로는 ‘월간 겐다이 디지털’과 인터뷰에서 “이 총기는 소드 오프 샷건(Sawed-off shotgun), 즉 산탄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일본 경찰은 해당 총기가 산탄총이 아닌 권총이라고 밝혔다. 총기를 용의자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여 정확한 총기 종류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놨다.

한 총기 전문가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을 보면 ‘탕’ ‘탕’이란 소리가 들리는데 산탄총으로는 그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또한 현장에 꽤 많은 하얀 연기도 보이는데, 역시 산탄총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총을 개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격 후 병원으로 옮겨진 아베 전 총리는 심폐 정지 상태로, 오른쪽 목에 총상 출혈과 왼쪽 가슴 피하 출혈이 확인됐다고 NHK는 전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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