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4.7 °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심폐정지 상태로 응급수혈…총격범 "아베 태도에 불만 있었다" [아베 피습]

중앙일보 김현기.이영희.김현예.우수진
원문보기
아베 신조(68)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41살의 전직 해상자위대원이 쏜 총에 맞아 심폐 정지 상태에 빠졌다.

심폐 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사에 의한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일본 나라현 나라시 소재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인근 노상에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일본 나라현 나라시 소재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인근 노상에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일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는 등 뒤에서 총을 맞았으며 오른쪽 경부에서 총상과 출혈이 확인됐고, 왼쪽 가슴 부위에 피하 출혈이 있었다"며 "현재 수혈을 받으며 응급 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으나 상태는 매우 위독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나라(奈良) 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 역 앞 로터리에서 가두 유세를 시작한 지 2분 만에 아베 전 총리 뒤편 5m 떨어진 곳에서 연설을 듣고 있던 야마가미 데쓰야(41·나라시 거주)가 쏜 총에 맞았다. 발포된 것은 두 발이며, 당초 산탄총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철근으로 보이는 금속물을 검은 테이프로 감은 30㎝ 정도 길이의, 구경이 상당히 큰 수제 권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야마가미 용의자로부터 어떻게 총기를 만들었는지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야마가미가 쏜 두 번째 총탄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는 총을 맞고 셔츠에 피가 묻은 채 도로에 쓰러졌고, 주변에 있던 인물들은 양손을 포개 심장 마사지를 하거나 마이크로 '자동 심장충격기(AED) 없나요?'라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베 전 총리 피격사건의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8일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제압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 피격사건의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8일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제압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는 구급차로 이송하는 초기 단계에는 의식이 있었고 말을 걸면 반응하기도 했지만 이후 의식을 잃고 호흡과 심장이 정지한 상태가 됐다고 한다. 아베 전 총리는 이후 닥터헬기(응급헬기)로 나라현립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옮겨졌다.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도 이날 도쿄에서 출발해 오후 5시쯤 병원에 도착했다.


용의자인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노렸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다만 "(불만이 있었던 것은) 정치적 신조 이외의 아베 전 총리의 태도"라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3년부터 3년 간 해상자위대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기자회견에서 "비열한 만행이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기자회견에서 "비열한 만행이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유세 당시 주변에는 경찰 등 경호인력이 30명가량 있었지만 야마가미 용의자를 사전에 제지하지 못했다. 일 언론은 "범인이 갖고 있던 총기는 원통처럼 보이는 특수한 모양이라 마치 사진을 찍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별도 유세 차량이 아니라 일반 도로에 낮은 받침대를 올려놓고 연설했기 때문에 용의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 총리는 이날 오후 굳은 표정으로 "비열한 만행이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일단 구급 조치가 진행 중이다. 어떻게든 아베 전 총리가 목숨을 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을 비롯해 대부분 야당도 이날 모든 선거활동을 중단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아베 전 총리가 위독한 상황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 지도자들은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SNS에 "신조(아베)는 나, 그리고 미국의 진정한 친구"라며 "모두 신조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말 참의원 선거활동이 시작된 이후 전국을 돌려 자민당 지지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해 왔다. 지난 6일에는 가나가와(神奈川) 현 유세에서 "목숨을 걸고 국민 생활을 지키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 현행 헌법은 점령군이 만들었다. 국민이 참가해 우리들의 헌법으로 만들어나갈 큰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방위비(국방예산)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 수준으로 하는 건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헌법개정, 방위비 증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지난 3일 지바(千葉) 현 유세에서도 "자위대원의 아들이 '자위대 위헌론'이라 쓰여 있는 교과서로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도쿄=김현기·이영희, 나라=김현예 특파원 kim.hyunki@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대통령 정청래 만찬
    대통령 정청래 만찬
  2. 2김혜경 여사 김장
    김혜경 여사 김장
  3. 3통일교 민주당 금품 의혹
    통일교 민주당 금품 의혹
  4. 4이민정 이효리
    이민정 이효리
  5. 5살라 이적 가능성
    살라 이적 가능성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중앙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독자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