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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국회 설치?…연금개혁 적합한 거버넌스 형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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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년알바노조 조합원들이 차별 없는 기초연금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연금개혁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과거 정부에서 수차례 실패해 온 연금개혁 과제를 현 정부가 완수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연금개혁과 관련해 ‘공적연금개혁위원회’(연금개혁위)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연금개혁위의 위상과 구성 시기를 하루빨리 정해 연금개혁의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혁에 적합한 거버넌스 형태로는 대통령 직속이나 국회 설치 등 사회적 합의를 통해 포괄적인 개혁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대통령 직속’ 설치 공약했다 언급 사라져…출범 시기도 미정


연금개혁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최근 집권여당도 연금개혁 논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연금 체계의 개혁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정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국민연금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시한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의지에 비해 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연금개혁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인수위 단계에서 연금개혁위의 위상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인터넷에 유출된 현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는 연금개혁위의 국회 내 설치가 언급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이행계획서는 최종본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라디오에서 “국회 내에 연금개혁 특위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혀 여기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보건복지부가 연금개혁위를 올 3분기 중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복지부는 “공적연금에는 복지부 소관 국민연금, 기초연금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므로 보건복지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복지부 산하 위원회로 꾸려질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복지부는 우선 5년마다 하는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내년 3월 발표하기 위해 ‘재정추계위원회’를 최대한 빨리 꾸린다는 방침은 정했다. 재정계산은 계산 시점의 국민연금 재정 상황과 전망을 분석한 결과로, 정부가 새로운 연금제도를 설계하는 기반이 된다. 재정추계위를 제외한 위원회와 연금개혁위의 구성 일정은 미정이다.

역대 거버넌스 살펴보니…정부나 국회 소속 기구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지난 4월 펴낸 ‘연금개혁을 위한 거버넌스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역대 연금개혁 거버넌스는 정부(대통령, 국무총리실, 보건복지부)나 국회에 소속됐다. 대통령·총리실 직속 기구가 되면 국민·기초연금부터 퇴직연금, 특수직역연금 등까지 포괄적인 개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개혁 대상이 넓어지면서 이해 당사자 간 합의 도출이 쉽지 않고, 합의안이 나와도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용이 바뀔 수 있다. 복지부가 맡으면 기초·국민연금에 집중한 개혁 논의가 가능하지만, 소폭 개혁에 머무르게 된다. 국회 산하 기구로 두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입법이 수월하지만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개혁안이 나올 수도 있다.

한국의 굵직한 연금개혁 시도를 보면 1997년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은 총리실 산하 기구였고, 2018~2019년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연금특위가 설치됐다. 2014년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복지부 장관 자문기구였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이나 경사노위 연금특위의 경우 위원들의 이견차가 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국민행복연금위는 두 가지 기초연금안을 제시했으나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직속이나 국회 소속 기구 만들어 국민 의견 반영해야”


이번 연금개혁은 국민연금·기초연금 뿐만 아니라 공무원 등 특수직역연금 관련 논의도 포함하는 만큼, 기존 위원회를 활용하기보단 대통령 직속이나 국회 소속의 독자적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연금개혁위는 ‘이번에 반드시 연금개혁안을 만들어서 시행한다’,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한다’와 같은 기본 원칙 위에 구성돼야 한다”며 “대통령 직속이나 국회 산하에 있어야 위원회가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연금개혁이 그동안 무산된 데에는 연금개혁 논의가 전문가와 가입자단체 중심으로 이뤄져 입장차가 커 평행선을 달리는데 조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에게 객관적 정보, 상반된 의견을 충분히 제공하고 논쟁 후 판단하게 하면 합리적 결론이 도출될 것”이라고 했다.

국회 내 설치할 경우 정쟁에 휩싸여 개혁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연금개혁이라는 건 법이 바뀌어야 하는 거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논의가 될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만약 국회 내에 (연금개혁위를) 설치하게 될 경우 여야가 합의가 안 되면 설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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