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부터),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국내 이동통신 3사 CEO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양혁 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의 첫 면담이 임박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반도체 전문가’로서의 행보를 이어왔던 이종호 장관이 이동통신사와 첫 면담에서 어떤 논의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정부가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제시한 5G 중간요금제, 주파수 정책 등이 주요 안건으로 거론된다. 앞서 이 장관은 이동통신사 간 갈등에 11개월 동안 지지부진했던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결단을 내린 바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 장관은 오는 11일 국내 이동통신 3사 CEO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진행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이번 간담회 주요 안건은 5G 중간요금제, 5G 품질 제고를 위한 주파수 정책과 설비 투자 확대 등이 거론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30일 ‘긴급 민생 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3분기부터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청년과 어르신 특성에 맞는 5G 요금제 출시 추진으로 구체화했다.
소비자단체와 국회 등은 이동통신사에 여러 차례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촉구해왔다. 기존 5G 요금제가 월 10GB(기가바이트)와 10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사실상 양분화돼 있어서다.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6GB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G 가입자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비싼 요금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관건은 도입 시기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조속한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려는 과기정통부와 한 달이라도 시간을 벌어 수익성 악화를 피하려는 이동통신사 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망된다.
통신사 |
5G 주파수 정책과 설비 투자 주문도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LG유플러스로부터 요청받은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 공고를 마무리했다.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를 요청한 만큼 재차 이를 강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와 주무 부처 장관이 처음 만나는 자리다 보니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은 피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도 “이동통신사별 현안에 대한 제안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했다.
2019년 상용화 이후에도 줄곧 품질 논란을 겪는 5G에 대한 소비자 불만 해소를 위한 설비 투자 주문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전임 임혜숙 장관 역시 이동통신사 CEO와 간담회 때마다 설비 투자 확대를 주문해왔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 이동통신사들의 설비 투자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설비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이동통신사들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격적인 ‘설비 투자 러시’를 단행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이동통신 3사의 설비투자 금액은 총 98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1분기 전년과 비교해 감소한 설비투자를 이어왔는데, 이례적으로 투자를 늘린 것이다. 통신업계에서는 1분기를 설비투자 ‘비수기’로 꼽기까지 한다.
이 장관 역시 간접적으로나마 5G 품질 개선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6월 5G 주파수 추가 할당 요청을 받아들인 게 대표적이다. 애초 전 정부에서 올해 2월로 예정됐던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는 사실상 무기한 연기 상태였다. 정부 관계자는 “(주파수 추가 할당이) 통신 정책으로는 이 장관이 결재한 첫 사안이다”라며 “5G 품질 불만을 해소하고 통신사 투자 독려를 위한 차원이다”라고 했다.
한편 이 장관은 5월 취임 이후 줄곧 ‘반도체 전문가’로서의 행보를 이어왔다. 취임 직후인 5월 2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기업)인 퓨리오사AI를 찾아 사피온코리아, 딥엑스 등 관련 업계 CEO들과 면담을 이어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 참여를 선언하기 전인 지난해 5월 반도체 브리핑을 요청한 인연을 시작으로, 현 정부의 ‘반도체 과외 선생님’으로서의 역할도 이어가는 중이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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