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학개미 투자 증가폭 또 '역대최대'

한은, '2021년 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 발표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과 개인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이 다시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미국 주가 상승 속에 서학개미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7153억달러로 지난해 말에 비해 1778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은 한국인이 외국의 금융상품을 사거나 기업이 해외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다.

투자 지역별로 미국에 대한 투자가 6750억달러(비중 39.4%)로 가장 많았다. 미국 주가 상승과 대미 증권투자 확대로 미국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1418억달러 크게 증가했다. 전년도(+1130억달러)에 이어 다시 2002년 통계이래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실제 2021년중 미국 다우존스(DJIA) 지수는 18.7% 상승하고 나스닥지수(NASDAQ)도 21.4% 상승했다.

투자형태별도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기타투자 모두 미국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직접투자는 미국이 1438억달러로 25.4%였고 이어 동남아가 1225억달러(21.6%)였다. 증권투자는 미국이 4568억달러로 절반을 넘은 54.7%에 달했고 다음으로 EU(1339억달러, 16.0%)가 많았다. 기타투자도 미국(714억달러, 24.9%)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았다.

외국인투자자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1조5188억달러로 전년말에 비해 255억달러 증가했다. 투자지역별로 미국이 3862억달러(25.4%)로 가장 많으며, 동남아(3239억달러, 21.3%), EU(2515억달러, 16.6%) 순이었다.

전년말에 비해 동남아(+357억달러), 중국(+57억달러) 등의 투자잔액이 증가했지만, 미국(-177억달러), 일본(-51억달러) 등은 감소했다. 동남아의 경우 전년도인 2020년(+653억달러) 이후 역대 두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국부펀드나 중앙은행 등의 채권투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미국은 증권투자 중심으로 감소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등 비거래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2021년말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8.2% 하락했다. 미국투자자의 우리나라 주식거래 잔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형태별로는 직접투자는 EU(695억달러, 비중 26.7%), 증권투자는 미국(3183억달러, 32.1%), 기타투자는 동남아(866억달러, 36.8%)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2021년말 우리나라의 통화별 대외금융자산(준비자산 제외) 잔액은 미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이 1조56억달러(비중 58.6%)로 가장 많고, 이어 유로화 1687억달러(9.8%), 위안화 1210억달러(7.1%) 등의 순이었다.

전년말에 비해 미달러화에 대한 투자잔액이 1436억달러 크게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1277억달러)에 이어 역대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미국에 대한 거주자의 주식투자 증가와 미국 주가상승의 영향이다.

우리나라 통화별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원화 표시 금융부채가 1조 456억달러(비중 68.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미달러화 3684억달러(24.3%)였다. 국내기업의 달러화 표시 해외증권이 늘면서 전년말에 비해 미달러화가 155억달러 증가한 반면, 원화는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감소로 46억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