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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경기침체 "가능성 있다"…미 고용시장 연이은 '채용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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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침체 전망이 짙어지며 기업들이 구인난을 호소할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미 고용시장에서도 채용 취소가 연이어 발생하며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보면 23일(현지시각)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계획이 경기침체를 가져올 위험이 있냐는 질문에 "확실히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파월은 "우리는 경기침체를 유발하려 하지도 않고 유발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가격 안정성을 복구하는 것은 노동 시장을 위해 다른 어떤 것보다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며 인플레이션 완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은 연착륙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다소 자신감이 옅어진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이 2시간 가량 이어진 청문회와 1시간 동안의 기자회견에서 한 번도 스스로 연착륙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파월이 연착륙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만 "최근 몇 달 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의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연착륙이 "쉽거나 간단할 것이라고 한 번도 말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파월이 지난 3월2일 의회에 출석했을 때 "우리가 소위 연착륙이라고 부르는 것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때와 상당한 변화가 감지됐다고 짚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물가 상승에 통화정책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파월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누구보다 저소득층을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에 물가를 잡는 "임무에서 실패할 수 없다"고 다짐하는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상품 가격 상승과 중국 봉쇄로 인한 공급망 경색을 언급하며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다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가라앉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찾고 있지만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1994년 이래 가장 큰 폭의 금리인상(0.75%포인트)을 단행한 뒤 파월은 이날 청문회에서 "더 높은 금리를 향한 계속적이고 신속한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강도가 약해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FOMC 회의 뒤 발표된 전망 자료에서 연준 위원 18명 전원은 현재 1.5~1.75%인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3%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월의 이날 발언은 인플레이션 완화 의지는 보이지만 경기침체 우려는 가라앉히고자 하는 미 행정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강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9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도 "침체가 불가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이달 초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서 38%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내년 상반기에, 30%의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8.6%까지 치솟은 물가상승률 탓에 바이든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완료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해 3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집권 뒤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지난 5월 말과 같은 수준이다. 통신은 바이든 지지율이 2017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 최저 지지율(33%)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2일 영국 통계청은 5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9.1%로 4월(9%)에 이어 도 다시 9% 이상을 기록했으며 40년만의 최고치를 다시금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영국중앙은행(BOE)은 물가상승세가 이어져 10월에 11%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7일 유로화 사용 19개국인 유로존의 5월 물가상승률이 8.1%라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에 조기 대응하지 못했다는 질책을 받고 있는 바이든 미 대통령은 16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그게 내 잘못이라면 왜 다른 주요 산업국들의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높은가"라며 다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근간에는 강한 소비가 있었고, 강한 소비를 뒷받침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편 부양 정책에 더해 견조한 고용 시장이었는데 소비와 고용 모두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2로 195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15일 발표된 미국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대비 0.3% 감소해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구인난을 호소할 정도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미 고용시장에서도 최근 채용 취소 및 연기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점점 더 많은 기업에서 채용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용 시장에서 균열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근 몇 주 사이 소셜미디어(SNS) 기업 트위터·부동산중개업체 레드핀·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채용을 철회했고보험·소매업·컨설팅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채용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넷플릭스는 150명의 직원을 감축했으며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채용을 늦출 예정이고 우버는 채용 규모 축소 뜻을 밝혔고 투자은행 웰스파고도 직원을 해고했다며 "기업들이 채용에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3.6%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39만개 증가해 전달(43만6000개)에 비해 둔화됐다. 5월 전년 대비 임금인상률(5.2%)도 전달(5.5%)에 비해 둔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현상은 "불과 몇 주 전에 세운 채용 계획을 취소할 정도로 기업의 사업 전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채용 담당자들이 "경영진들이 향후 12개월 간 경제 전망 예측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프레시안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문서를 보고 있다.ⓒAP=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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