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또 공개 충돌… 권성동, 책상 ‘쾅’

회의장 떠나는 이준석 -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왼쪽) 최고위원과‘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책임을 두고 설전을 벌인 후 자리를 뜨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 책임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앞서 일부 언론은 배 최고위원이 지난 13일과 16일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혁신위는 자기 정치를 위한 사조직” “졸렬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발언의 유출자로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서로를 의심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 모두발언에서 “비공개회의 발언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해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그동안 최고위를 할 때마다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참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비공개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에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재차 비공개회의를 안 하겠다고 하자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떡하느냐”며 “이 대표 본인이 제일 많이 유출했다”고 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사이에 앉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말렸지만 두 사람 언쟁은 2분 가까이 계속됐다. 권 원내대표는 “그만 합시다”라며 책상을 내리치고 이 대표의 마이크를 끄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자리를 뜨려다 권 원내대표의 만류로 다시 돌아와 당 국제위원장 임명 건 의결을 한 뒤 먼저 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당직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아침 출근길에 ‘지금 국민이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했는데, 비슷한 시간에 여당 지도부가 말싸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냐”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날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에게 먼저 ‘공개 경고’를 하며 설전을 벌인 배경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는 그의 리더십을 흔들려는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익명 인터뷰를 하고 비공개 발언을 언론에 전한다고 보고 있다”며 “최근 ‘혁신위 출범’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임명’ ‘성상납 의혹 징계’ 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이 끊이지 않자 항의의 표시로 발끈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오는 22일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징계 심의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윤리위에 출석하느냐’는 물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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