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맏형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모두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블록체인이 게임을 비롯해 웹 세상을 바꿀 기술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P2E’가 불법인 만큼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8~10일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에서 블록체인 게임 진출을 공식화했다. 역할수행게임(RPG)인 ‘메이플스토리’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메이플스토리 N’에는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캐시샵’이 아예 없다. 대신 게임으로 얻은 아이템을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바꿔 게임 이용자가 소유할 수 있다. 넥슨은 NFT를 공유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면서 동시에 자체 가상화폐도 발행할 계획이다.
넥슨은 3N중 가장 늦게 블록체인 게임 진출을 결정했다. 그동안 넷마블, 위메이드, 컴투스 등 중대형 게임사들이 속속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P2E 게임을 발표했지만 넥슨은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강대현 넥슨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는 NDC 기조연설에서 “P2E 산업이 초창기여서 게임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점만 노출돼왔다”면서 “초기엔 우리도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넥슨은 그동안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며 가능성을 점쳐왔다. 강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단편적으로 이해한 것이 가능성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온라인게임도 제작 초기에는 콘솔 게이머들로부터 부정적 시선을 받았고, 모바일 게임도 비슷한 평을 받았지만 결국 모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면서 “블록체인 자체에 초점을 맞추니 정말 큰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P2E를 넘어 블록체인과 NFT 등 신기술이 게임에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겠다는 것이다.
3N 중 넷마블은 이미 지난해 해외시장에 P2E인 ‘A3 : 스틸얼라이브’를 내놨고, 지난달엔 ‘제2의 나라 : 크로스월드’도 선보였다. 올 1분기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들의 매출 하락 등으로 10년 만에 적자 전환한 넷마블은 현재 P2E에 전면 승부수를 띄웠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처럼 P2E 자체보다 게임 내 NFT 생태계에 주목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하반기 출시되는 ‘리니지W’ 북미·유럽판에 NFT를 도입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P2E 게임이 불법이고, 가상화폐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 ‘블록체인 게임’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게임사들이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결국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웹3.0 시대가 열릴 것이고 게임만큼 가상화폐를 사용하기 좋은 곳도 없다”면서 “기술시장은 승자독식 구조인 만큼 초기 시장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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