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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과 처지 역전' 이의리 진화 만든 2cm의 비밀[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매일경제 정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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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영건 에이스 이의리(20)가 등판을 거듭할 수록 진화하고 있다.

점점 더 좋은 공을 뿌리며 팀 선발의 든든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의리의 성장은 공의 무브먼트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전 보다 덜 가라앉고 더 많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호투의 비결이 되고 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이의리의 공에 무브먼트가 좋아졌다. 작년 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짧은 시간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이의리는 그걸 해내고 있다. 큰 차이 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정타가 되던 공이 파울이 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었다. 이의리는 앞으로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의리가 지난 해 보다 현란한 패스트볼 무브먼트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잇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의리가 지난 해 보다 현란한 패스트볼 무브먼트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잇다. 사진=김재현 기자


그렇다면 이의리의 공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어떤 무브먼트를 보이고 있기에 위력이 배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스포츠 투아이 투구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해 이의이의 패스트볼 상.하 무브먼트는 31.8cm였다. 리그 평균을 웃도는 수치였지만 이 숫자만으로는 위력적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리그 평균 패스트볼 상.하 무브먼트는 26.4cm(2021시즌 기준) 였다. 이의리의 패스트볼은 평균 보다 5cm 정도 많은 움직임을 보였다.


타자에게는 5cm가 위로 더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했다.

소기의 성과는 거뒀지만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이의리에게는 좀 더 많은 폭의 움직임이 필요했다.

이후 이의리는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높이는데 전념한다. 국내 유일 데이터 장비인 호크 아이를 통해 패스트볼의 무브먼트를 만드는 훈련에 열중한다. 겨우내 매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 이의리의 패스트볼 상하 무브먼트는 33.8cm가 됐다. 지난 해 보다도 2cm나 더 움직이게 된 것이다.

타자들은 익숙한 투수의 공 궤적을 미리 그려놓고 타격을 한다. 이 시간이면 이 정도 날아왔을 거라 예측하고 스윙을 한다.


스윙 궤적도 일반적인 공의 궤적에 맞춘다. 어느 정도쯤 높이로 올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스윙을 한다.

이의리가 좋은 결과를 내는 이유다. 지난 해 보다 2cm가 높아진 상.하 무브먼트를 기록했다. 타자들은 바로 반응하기 어렵다. 더욱 높아진 이의리의 패스트볼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또 필요해진 셈이다. 일반적인 패스트볼 보다는 무려 7cm나 더 떠오르고(덜 가라앉고) 있는 셈이다.

예전 궤적으로 스윙을 하게 되면 공의 밑부분을 때리게 됐다. 쉽게 플라이 아웃이 될 수 있는 힘 없는 타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의리는 뜬공 유도형 투수다. 땅볼/뜬공 아웃 비율이 0.80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인 패스트볼 보다 높게 솟아오르는(덜 가라앉는) 공으로 볼의 밑 부분을 치게 하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는 투수다.

이의리의 패스트볼 상.하 무브먼트가 더 커졌다는 것은 타자들이 보다 많이 그의 공의 밑 부분을 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늘어난 2cm의 비밀이 힘을 더하는 순간이다.

참고로 이의리의 체인지업은 지난해 좌.우 무브먼트가 25.2cm였지만 올 시즌엔 24cm로 움직임의 폭이 줄었다. 나쁘게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이의리가 변화구를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가둬두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화구는 너무 많이 휘는 것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일 때 진짜 힘이 될 수 있다. 이의리의 체인지업은 무브먼트가 줄어들며 좀 더 자신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무브먼트를 조율하는 것은 스피드를 올리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알이다. 볼 끝이 살아 오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나 다름 없다.

이의리는 그 축복에 노력을 더해 자신의 장점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상.하 무브먼트는 라이벌인 롯데 김진욱이 더 컸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30.7cm(김진욱)과 33.8cm(이의리)로 역전이 됐다. 둘 사이의 성적 차이도 여기서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시즌 초반엔 김진욱이 앞서 나가는 듯 했으나 이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진욱은 현재 2군에 머물러 있다.

지난 해 보다 2cm 더 볼 끝의 움직임을 주는데 성공한 이의리다. 그의 성공 뒤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첨단 장비를 이용해 공을 들인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

그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의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투수가 될까. 이의리가 만든 2cm의 비밀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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