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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한국 에로영화 속 장소들로 떠나는 영화여행

헤럴드경제 이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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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슥한 물레방앗간, 독신 여성의 아파트, 허름한 변두리 여인숙, 그리고 여인들만 사는 섬. 머릿속에 어떤 풍경들이 떠오르시는지?

한국 영화에서 남녀가 야릇한 눈빛을 나누고, 뜨거운 숨을 내뿜으며, 관능의 쾌락에 몸을 맡기는 대표적인 장소들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인터넷 데이터베이스 VOD(주문형 영화관람) 서비스(www.kmdb.or.kr)에서 오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개월간 무료 기획전 ‘오늘 밤, 물레방앗간에서:한국영화 속 에로틱한 장소들’을 연다. 이번 기획전에선 한국영화에서 에로틱한 장면이 펼쳐졌던 네 가지 각기 다른 장소를 테마로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작품 14편을 무료로 상영한다.

그 첫번째 장소는 ‘물레방아’다. 한국적인 에로티시즘의 원형을 간직한 장소라고 할 수 있는 물레방앗간은 마을과 외따로 떨어져 있지만, 자물쇠를 채울 수 없는 공공의 장소였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뜨거운 마을의 청춘남녀가 밀회하는 공간이었고, 때로 금지된 관계의 인연도 맺어지는 곳이었다. 잠겨져 있지 않음으로해서 엿보기가 가능한 ‘관음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만희 감독의 ‘물레방아’, 임권택의 ‘안개마을’, 이두용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와 ‘뽕’이 물레방앗간을 토속 에로티시즘의 공간으로 그려낸 대표작으로 상영작에 뽑혔다.


근대화, 도시화와 함께 은밀한 성욕과 엿보기의 공간은 ‘아파트’로 대체됐다. ‘혼자 사는 미모의 여성과 그녀를 훔쳐보다 마침내 금단의 공간에 발을 들이는 남자’는 가장 자주 반복되는 성적 판타지였다. 김수용 감독의 ‘야행’, 변장호의 ‘O양의 아파트’, 김호선의 ‘세번은 짧게 세번은 길게’, 배창호의 ‘적도의 꽃’이 아파트를 무대로 한 에로틱한 영화로 꼽혔다.

도시의 또다른 밀회의 공간은 여관이다. 가난한 연인들이 잠시 머물러 가는 곳이자 불륜이라는 금지된 욕망이 또아리를 트는 공간. 박종호 감독의 ‘벽속의 여자’, 장선우의 ‘우묵배미의 사랑’, 박기용의 ‘낙타(들)’에서 볼 수 있다.

물레방아와 아파트, 여관의 일상의 공간이라면 섬은 죽음과 생명이 밀물과 썰물처럼 끈질기게 싸우는 원시적 에로스의 세계다. 섬사람들에겐 바다 자체가 생명의 근원이자, 산 자들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아가리이기도 했다. 그 사이에서 피어난 성적 욕망은 종족을 이어가기 위한 숭고한 의식이자, 자연이 허락한 육체의 희열이기도 했다. 정진우 감독의 ‘석화촌’, 김기영의 ‘이어도’, 하명중의 ‘태’가 상영된다.


기획전 기간 동안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무료로 관람가능하며, 이후엔 유료(편당 500)로 볼 수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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