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넷플릭스가 지난해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사이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3개사(웨이브, 티빙, 왓챠)가 총 1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충격을 주고 있다. OTT 업계는 미국과 한국의 영상 콘텐츠 제작 세액공제비율 격차가 커 주요 국가 평균에도 못미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 호주 등 제작비 40%까지 세액공제
18일 OTT 업계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호주 등 주요 국가 대비 우리나라의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등 글로벌 OTT 기업 대부분이 위치한 미국은 콘텐츠 제작비의 25~35%를 세액공제해주고 있다. 호주는 16~40%, 프랑스는 30%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세특례법 제25조에 의거해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특례법은 올해 연말 일몰된다.
시장에서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구성권 명지전문대 교수와 박종수 고려대 교수는 "현행 제도는 주요국 대비 매우 낮게 책정돼 있어 입법취지에 상응하는 산업적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규모별 공제율을 이의 2배인 6~20%로 상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짚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역시 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인상하고 조세특례법 일몰 기간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韓 OTT는 세액공제 못받아
이마저도 국내 OTT 업체들은 법적 지위가 없다는 이유로 세제지원에서 아예 제외돼 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때 세액공제를 적용받지 못한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년 세법개정안에는 OTT 사업자들의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방송법이나 영화비디오법에서 OTT 사업자의 법적 지위가 정의되지 않아 지원이 어렵다.
OTT 업계 관계자는 "단순 최종 외주 제작사 뿐만 아니라 중간 기획·개발 단계에서도 어느 정도 국가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조세부담의 완화는 투자자본의 확 보와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한류 재확산을 유발해 국가경제 발전과 이미지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적자에도 "투자 지속"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1회계연도 매출액은 6317억원으로 전년 동기(4155억원) 대비 52.0% 늘었다. 영업이익은 171억원, 133억원으로 모두 2배 이상 늘었다.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본사로 빠져 나간다. 한국 넷플릭스가 그룹사에 배급 명목으로 지급하는 수수료는 61.2%나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OTT 업체들의 적자폭은 더 커졌다. 웨이브, 티빙, 왓챠 3개사의 총 매출은 4324억원으로 넷플릭스에 크게 못미친다. 영업적자 폭은 1568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어렵지만 3개사 모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OTT 통합 얘기가 거론되고 있는데 업계가 요원한 것은 세액공제액을 경쟁국 수준으로 높이고 OTT 사업자들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해 달라는 것"이라며 "K콘텐츠 본거지인 한국에서 자체 플랫폼을 뺏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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