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 볼주머니를 가진 ○○○를 기억하는 날!

(서울=연합뉴스) 4월 12일은 세계 햄스터의 날입니다.

1930년 이날 이스라엘 동물학자이자 히브리대 교수인 이스라엘 아로니(1882~1946)는 시리아 아레포 지방의 한 옥수수밭에서 '시리안'('골든') 햄스터 어미와 새끼 12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세계 햄스터의 날이 생겨났는데요.

아로니 교수는 이들을 예루살렘 실험실로 데려가 길들였는데요. 그들의 자손이영국과 미국으로 옮겨져 오늘날 세계적으로 반려용이나 실험용으로 널리 길러지게 됐다고 합니다.

또 아로니 교수의 실험실 바닥에 난 구멍을 통해 몇 마리가 달아났는데 오늘날 이스라엘에 있는 햄스터들은 이들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치류 쥣과동물인 햄스터는 최소 1천500만년 전 출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햄스터라는 이름은 중동지역에서 발견될 때 독일어 단어 'hamstern'(저장하다)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굴을 파서 음식물을 저장하는 특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햄스터는 24종이 있는데 가장 큰 종은 '유러피언' 햄스터로 성숙단계의 크기가 34cm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통 햄스터라고 하면 이보다 훨씬 작은 골든 햄스터를 말하는데요. 몸길이 12∼15cm, 꼬리 길이 1.5∼2.5cm, 몸무게 130∼180g입니다. 음식물을 저장하는 큰 볼주머니를 갖고 있고 몸매는 땅딸막합니다.

등면은 붉은빛을 띤 오렌지색에서부터 갈색, 검은색, 하얀색 등 다양하고, 배면과 볼, 앞발의 윗면은 흰색입니다.

햄스터는 크게 골든 햄스터와 '드워프' 햄스터로 나뉘고, 이들 햄스터는 반려동물입니다.

골든 햄스터보다 더 작은 햄스터종을 통칭하는 드워프 햄스터로는 윈터화이트 햄스터, 캠벨 햄스터, 로보로브스키 햄스터 등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들 종 가운데 몸길이가 7~8cm, 꼬리 길이가 1cm가 안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수명이 2~3년인 햄스터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동족포식) 습성을 지녀서한 케이지에 두 마리를 넣어두면 서로 공격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햄스터는 야생 상태에서는 천적이 많아 낮에는 천적과 더위를 피해 굴 속에 숨어 수면을 취하고 저녁에 활동하는데요. 굴 속에서도 화장실과 먹이 곳간을 만들고 단독 생활을 즐겨 모계사회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또 처음 새끼를 낳은 후 12개월 정도 번식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4~7마리의 새끼를 낳습니다. 임신기간은 17~20일로, 생후 11주 정도면 다 자랍니다.

잡식성으로 주로 곡물을 먹고 살며, 개구리나 곤충을 먹기도 합니다. 야생 햄스터는 동유럽·이란·루마니아·불가리아 등지에 분포하는데, 먹을 것과 서식할 곳이 줄어 멸종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반려용 햄스터는 대중문화 영역에도 등장했습니다.

1990년대 말 밈(meme, 인터넷에서 패러디나 재창작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의 하나로 '햄스터 댄스'가 나왔는데요. 많은 햄스터가 쉬운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밈에서 볼 수 있는데요. '햄스터댄스 송'은 2000년에 캐나다 차트들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001년에는 영국 경마주관 업체들이 구제역 발생으로 취소된 경마대회를 대신해 햄스터 경주대회라는 이색적인 이벤트를 시작했는데요. 이 대회는 오늘날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대 들어 매년 햄스터 양육환경이 개선돼 반려용 햄스터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유창엽 기자 박혜영 인턴기자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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