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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에 무기 무제한 공급...2차대전후 처음 ‘무기 대여법’ 부활

조선일보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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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전황이 급박해지고 있다. 전면 공세를 앞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과 무기 보급로를 미리 차단하려 돈바스 서쪽 후방에 대대적 폭격을 시작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와 동부에서 철수시킨 부대를 재정비해 이 지역에 투입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제2 라운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CNN은 7일(현지 시각) “미국 등 서방이 추가 지원을 약속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현지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리는 자폭형 공격 무인기 ‘스위치 블레이드’와 레이저 유도 로켓, 구(舊)소련제 T-72 탱크, BMP-1 보병 전투 차량 등이다.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팅어 대공 미사일 등 전쟁 초반에 대활약한 무기들도 추가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국경에서는 무기를 실은 군용 트럭 행렬이 24시간 계속 목격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한 30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더 다양한 무기 체계를 공급하겠다”고 결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나의 의제는 첫째도 무기, 둘째도 무기, 셋째도 무기”라며 파격적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슬로바키아도 자국이 보유한 구소련제 S-300 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무기 대여법’을 부활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미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무제한 공급하는 내용이다. 2차 대전 당시 소련은 이 법 덕분에 막대한 양의 무기와 군수품을 공급받아 나치 독일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전세를 역전시켰다. 같은 법이 이제 러시아를 겨냥하게 된 것이다. 이 법은 지난 6일 미 상원을 만장일치로 통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즉시 발효된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승리 가능성을 믿기 시작했다”며 “이번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쟁 초기 심각한 보급 문제를 겪었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보급로 차단에 나섰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후방 시설을 목표로 대대적 폭격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공격에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보급선 파괴에 나섰다는 것이다. 주요 물류 기지인 돈바스 북부의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로켓포로 공격해 피란민 최소 39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치는 참사도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공포를 조성하려 최대한 많은 민간인을 학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북부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2만4000명의 병력을 퇴각시켜 재편성하고 있다. 이 병력은 약 3~4주 후 돈바스 지역에 투입될 전망이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전날 “돈바스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몰려오기 전에 빨리 피란하라”고 호소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군이 우크라에서 상당한 (인명과 장비)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이 자국 군의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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