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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집에 못간다" SK하이닉스 직원…허먼밀러 뭐길래

매일경제 배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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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SK하이닉스 직원의 글이 화제가 됐다. 크게 감동 받았다는 의미로 '오늘 취해서 나 집 못가'란 제목의 이 글에는 칠순공조금 신설, 난임시술 무제한 지원 등 SK그룹 편입 10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의 신규 복지 내용이 담겼다.

특히 해당 글에는 200% 특별축하급 지급, 해피 프라이데이 시행, 전사 허먼밀러 의자 교체 건이 중요하단 의미로 별표 5개를 받았다. 기본급의 200%를 축하급으로 받고, 매달 하루씩 추가로 쉬는 복지 만큼이나 의자 교체가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얻은 셈이다.

이 의자는 '의자계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초고가 사무용 의자인 허먼밀러다. 미국 브랜드로 저가 모델도 100만원이 넘고 가장 잘 알려진 에어론 일부 모델 가격은 260만원대에 달한다. 머리를 기대는 헤드레스트 가격만 20만원대에 이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임직원 3만명의 의자를 전부 허먼밀러 제품으로 교체하는 비용은 약 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의자는 장시간 한 자리에서 개발에 몰두하는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받아 '개발자 의자'로도 이름을 떨쳤다.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IT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끌어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사무실 의자가 허먼밀러 제품이다. 지난 2005년 서울 역삼동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사옥으로 네이버가 본사를 이전하면서 전 임직원에게 허먼밀러 의자를 지급해 국내에선 한 때 '네이버 의자'라고도 불렸다. 카카오는 지난 2018년 사무실 의자를 허먼밀러 제품으로 교체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경기 분당 사옥에서만 허먼밀러를 사용하다 이번에 전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의 용산 신사옥에도 이 의자가 사무용 의자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의자는 임원 의자와 직원 의자가 확연히 구분되던 과거와 달리,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임직원 구분 없이 사용하면서 IT업계의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도 쓰였다.

지난해에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재택 중인 임직원들에게 허먼밀러 의자를 비롯 전동 책상, 초고해상도 모니터 중 하나를 선택해 지급하도록 해 이 의자를 택한 직원 일부가 중고거래 앱을 통해 현금화에 나서면서 갑자기 중고시장에 허먼밀러 의자가 늘어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허먼밀러의 전신은 미국 미시간주 소재 가구회사 미시간 스타 퍼니처이다. 이 회사에 근무하던 더크 얀 디 프리씨가 지난 1923년 그의 장인 허먼 밀러 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아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장인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허먼밀러로 이름을 바꿨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로, 지난 2020년 기준 매출은 3조원에 달한다.


허먼밀러 제품은 사람이 의자에 앉을 때 생기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기반으로 특수개발한 탄성섬유를 이용해 의자를 제작하면서 오래 앉아 있어도 불편함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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