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가뭄' 민주당…송영길 서울시장 차출론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승부처인 서울에 나설 후보에 대해 인물난을 겪는 가운데 '송영길 차출론'이 거론된다. 여러 가지로 불리한 국면에서 질 때 지더라도 오세훈 서울시장에 맞설 거물급 정치인이 나서 '아름다운 패배'를 해야 한다는 취지다. 당 일각에선 내친김에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되는 곳의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여의도에 입성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27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사진)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축 사저 모습을 찍은 사진과 함께 '다시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외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란 제목으로 "더 이상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차출설 검토 여부'를 묻는 매일경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자제했다.

전날 송 전 대표는 차출을 처음 공개 요구한 민주당 전용기 의원,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을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만났다. 전 의원에 이어 이수진·이용빈 의원도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했다.

'차출론' 쪽은 당내 마땅한 필승 카드가 없다는 점을 제시한다. 유력한 후보였던 우상호 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택했다. 박주민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거론된다. 박 전 장관 측은 재출마와 관련해 "현재 숙고 중이고 조만간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는데, 당내에선 불출마로 기울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게 삼고초려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다만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송 전 대표 입장에선 출마는 '고위험 고수익' 구조다. 오 시장을 꺾는다면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4년 시장 임기를 마친 후 2027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 만약 패배해도 '당을 위한 희생'이란 명분을 얻을 수 있어 송 전 대표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의견도 있다.

차출 반대 쪽은 '부적절한 행보'라고 본다. 서울 지역 한 의원은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가 3개월 만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는 것은 욕심"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서울 지역 의원도 "인천 정치인이 갑자기 서울에 출마한다면 시민들이 납득하겠느냐"고 했다. 한 86그룹 의원은 "개인 영달을 위해 무리하면 본인은 물론 당에도 탈이 난다"며 반대했다.

차출론과 함께 당 일각에선 송 전 대표의 지역구(인천 계양을)나 혹시 현역 의원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확정될 경우 공석이 되는 지역에 이 고문이 등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4월 30일 전에 국회의원이 사퇴하면 지선과 보선이 함께 열린다. 이 고문이 사실상 서울·수도권 선거를 선두에서 이끌면서 본인도 국회에 입성해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된다는 논리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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