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입주 임박 소식이 알려진 21일 오후 시민들이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대환영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님께서 고향에서 편히 머무시면서 그동안 상처받은 마음과 건강을 치유하시길 기원합니다.”
2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한 저택 앞에서 만난 40대 여성의 말이다. 이 저택은 최근 사면 복권된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무르게 될 ‘박근혜 사저’다. 저택 일대는 언론 보도를 통해 ‘박근혜 사저’로 알려진 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관광명소처럼 변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지자들이 저택 주변을 둘러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어느샌가 저택 앞 언덕에는 세로 7m, 가로 10m의 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또 시민단체가 만든 안내판과 엽서함이 마련되고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10여 개가 세워졌다. 주말이면 평균 1000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
‘이삿날’도 정해지면서 사저 앞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2일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4일 오전 8시30분쯤 퇴원해 곧장 사저로 향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4일 특별사면을 받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후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뉴스1 |
박 전 대통령은 퇴원 후 병원에서 취재진에 간단한 인사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승용차를 타고 달성군 사저로 이동, 사저 앞에서 한 차례 더 인사말을 할 가능성도 있다.
사저에는 이미 이삿짐 반입이 끝났고 내부 수리와 경호·경비시설 구축도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저 매매 계약과 소유권 이전 등기, 전입신고 등 행정 절차도 모두 끝났다.
주택은 1676㎡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712㎡ 규모다. 8개의 방을 갖춘 건물 앞으로는 넓은 정원도 마련돼 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주거용 건물과 3개 동의 부속 건축물이 딸렸다. 매입 가격은 25억원가량이다. 박 전 대통령 입주가 임박하면서 고성능 폐쇄회로TV(CCTV)도 10여 대 설치되고 도로와 붙어있는 담장 위에 가림막도 세워졌다.
‘집주인’이 들어오지 않은 사저 앞에서 정치 행사도 여러 차례 열렸다. 지난 18일에는 자유총연맹 등 104개 보수단체가 모인 ‘박근혜 전 대통령 귀향 환영위원회’가 주최한 박 전 대통령 환영식이 열렸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대표,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이용택 전 국회의원을 비롯한 10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렸다.
18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귀향 환영회'에 모인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건강한 귀향을 기원하고 있다. 뉴스1 |
지난달 19일에는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조원진 전 의원이 사저 앞에서 선거 유세를 했고, 같은 달 24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있는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가 박 전 대통령 환영식을 열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사면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입주하면서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나 새 정부에 대해 언급할지가 관심거리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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