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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사퇴 일축한 김오수…`식물총장` 전락하나

이데일리 한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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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 임무 충실히 수행"…거취 결단 요구 일축
윤석열사단 대거 복귀로 檢 내부서 고립 가능성
김오수 검찰 내 입지, 사실상 尹 선택에 달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김 총장이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와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총장은 16일 자신의 거취 논란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밝히며 중도사퇴 없이 검찰총장 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전날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때문이다. 새 정부 법무부 장관 후보군 중 한 명인 권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 (사진=이영훈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사진=이영훈 기자)




그는 “지금까지 총장으로서 수사지휘를 제대로 했나.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대해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고 김 총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권 의원의 발언 다음 날 김 총장이 명확한 사퇴 거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윤 당선인 측도 결국 김 총장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총장 임기는 2년으로 보장돼 있다. 지난해 6월 1일 취임한 김 총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말까지다. 임기를 채울 경우 올해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정부에서 1년 이상 동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기가 보장된 자리인 만큼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징계 해임 외에 김 총장의 사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문재인정부와의 갈등 상황 속에서 자진 사퇴 전까지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임기 보장 덕분이었다.

무리하게 김 총장에 대한 사표를 종용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1월 문재인 정부 초대 환경부 수장이었던 김은경 전 장관은 이전 정권이 임명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바 있다. 인사권자가 임기가 보장된 김 총장에 대한 사퇴를 강요할 경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권 의원이 “김 총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 총장이 윤 당선인 측의 불신 속에서 임기를 이어나가더라도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동훈 검사장(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윤석열 사단에 속한 검사들의 주요 보직 복귀는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측근들이 대거 좌천된 자신의 처지에 대해 “식물총장”이라고 자조한 바 있다. 김 총장도 새 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총장직을 이어 나가더라도 윤석열 사단 검사들에 둘러싸인 `식물총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 당선인 핵심 측근의 거취 결단 요구로 오히려 김 총장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권 의원의 압박으로 검찰 수장인 김 총장으로선 자진 사퇴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김 총장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힌 만큼, 결국 윤 당선인의 선택에 따라 김 총장의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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