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스타트업 로맨시브의 '리체라 슬립샷'. [사진 로맨시브] |
수면 촉진 음료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대박을 친 ‘서울대 태생’ 스타트업이 있다. 테크 기반 푸드 스타트업 ‘로맨시브’의 이야기다. 로맨시브가 지난해 12월 와디즈에서 처음 출시한 기능성 음료 ‘리체라 슬립샷’은 한 달여 만에 약 5900만 원어치가 팔리며 펀딩 목표액의 1만1829%를 기록했다. 최근엔 벤처캐피털(VC) 스프링캠프로부터 투자가 확정됐고, 펀딩 종료 후 문을 연 자사 온라인몰에서도 매주 수백만 원씩 꾸준히 구매가 이어지는 등 순항을 하고 있다. 로맨시브는 서울대 창업지원단의 평가를 통해 선정된 창업전용공간 입주기업이기도 하다.
리체라는 ‘수면 음료’를 표방한다. 로맨시브 이수현 대표는 “스트레스, 우울, 교대 근무 등 시차나 카페인 등으로 인한 불면증의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료는 한약재인 산조인 발효물에 테아닌, 홉과 트립토판, 마그네슘, 비타민 B 등을 배합해 만든다. 산조인과 홉은 불면증에, 테아닌과 트립토판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거로 알려져 있다. 로맨시브는 지난해 7월 수면 촉진 효과가 있는 산조인 발효물의 제조법에 대한 기술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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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바텐더 출신…'잠 안 온다' 손님 하소연서 아이디어
푸드 스타트업 로맨시브의 이수현 대표. [사진 로맨시브] |
로맨시브를 창업한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그는 “이 정도로 잘 팔릴 줄은 몰랐다”며 “국내에선 ‘수면 식품’ 자체가 생소하고, 시장이 만들어져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수면 음료는 이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서울대 인근의 한 칵테일 바에서 약 2년간 바텐더로 일하면서 들은 ‘잠이 안 온다’는 손님들의 하소연이 힌트가 됐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고등학교 때 입시를 준비하느라 불면증이 심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면 식품 시장이 큰데, 직접 한 번 도움이 될 만한 음료를 만들어 봐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학생활 초반부터 음료 사업을 구상해 왔다. 개인의 취향이 반영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거의 매일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5~6병씩 사 먹는 등 ‘음료’ 자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탓이다. 이 대표는 “다른 식품들에 비해 더 맛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음료의 매력”이라며 “향을 어떻게 내는지, 어떻게 배합을 하는지 등에 따라 무게감이나 질감이 달라진다. 그래서 식품 중에 가장 만들기 어려운 것도 음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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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수면식품회사 되는 게 꿈”
푸드 스타트업 로맨시브 최주희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 로맨시브] |
제품을 실제로 만드는 과정은 험난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최주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식품생명공학과 소속 연구원이 산조인을 발효시켜 수면 촉진 성분을 늘리는 실험을 할 동안, 이 대표는 시제품 1700여병을 배포하고 다니며 소비자 반응을 집계했다. 제품 생산 단계에서 적절한 설비를 갖춘 공장을 찾기 위해 전국 공장 200여곳에 하나하나 연락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산조인 특유의 쓴맛도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이 대표는 “쓴맛을 제거하려면 안 좋은 합성 원료를 써야 하는데, 이 경우 산조인이 쓰였다는 걸 소비자들이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칵테일처럼 시트러스나 자몽 계열의 맛을 넣어 쓴맛을 완화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로맨시브는 다른 맛의 음료와 젤리 형태의 제품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종합 수면식품 회사가 되는 게 꿈”이라며 “앞으로도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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