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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희생자 배상에 아프간 동결자금 사용? 바이든 결정은 잔혹”

조선일보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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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자이前대통령, 탈레반 두둔
지난해 8월 탈레반에 의해 붕괴된 아프가니스탄 친서방 민주정부의 첫 국가 수반이었던 하미드 카르자이(65) 전 대통령이 미국 내 아프간 동결 자금을 9·11 테러 희생자와 유족 배상 등에 쓰겠다는 미국 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구상은) 아프간인에 대한 잔혹 행위”라며 “아프간인들은 9·11 테러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지만, 그들에게 아프간 자금을 쓰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동결된 아프간 자산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 중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9·11 테러 희생자와 유족 배상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프간 주민들을 위한 원조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프간 최대 부족인 파슈툰족 출신 정치 지도자로 탈레반 1차 집권기(1996~2001)에 반정부 세력에 몸담았던 카르자이는 탈레반 축출 직후 미국의 지원으로 과도정부 대통령에 올랐다. 이후 2004년에는 아프간 최초의 민주적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돼 연임한 뒤 2014년 퇴임했다. 그는 친미·친서방·반탈레반 노선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새 정권에 참여해달라며 합류를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 발언도 탈레반의 입장을 적극 두둔한 것으로 풀이된다.

탈레반에 축출되기 전 아프간 정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7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남겨놓은 채 실각했다. 탈레반은 그 돈이 자신들의 자산이라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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