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한 주간 1% 하락해 11일 3만4738.0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한 주간 1.82% 떨어져 11일 4418.64를 기록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간 2.18% 하락해 1만3791.15에 지난 주를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1일 연 1.5%을 기록했습니다. 한주간 0.19%포인트 급등한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이번 주 주목해 봐야 할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로 ‘골드만도 ‘7차례 인상’’ ‘지정학적 사태와 월가 주가’ ‘인플레 방어 전략 점검’을 꼽았습니다.
웰스파고가 15개 주요 자산군별로 2000년 이후 인플레이션 시기 수익률이 좋았던 자산군과 수익률이 나빴던 자산군의 순위를 공개했습니다. 2위는 신흥국 주식으로 나타났습니다. 1위는 원유가 차지했는데요. 이유는 뭘까요? 방송으로 확인하시죠.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 골드만도 ‘7차례 인상’
미 연준의 긴축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월가의 ‘빅 하우스’인 골드만삭스가 올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의 5차례에서 7차례로 높였습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월가의 예상(7.3%)보다 높은 7.5%를 기록하자, 연준이 긴축 강도를 기존 전망보다 더 강하게 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일 보고서에서 올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0.25%포인트씩 7차례 하는 것으로 높여 잡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뜨겁게 달리고 있고, 여기에 더해 1월 고용 동향에서 확인했듯이 임금 상승도 뜨겁게 달리고 있어서 ‘임금-물가’의 악순환적 상승작용도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골드만삭스 |
골드만삭스는 내년에도 1~3분기 연속으로 분기 당 한 번씩 금리를 올리는 등의 결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2.5~2.7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감속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미국 주가 전망도 S&P500 기준으로 기존 전망이 5100이었는데, 4900으로 낮춰버렸습니다. 그래도 올해 상승 여력이 11% 정도 된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에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올해 7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었습니다. 나머지 월가 전망 기관들은 대체로 5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존에 한 해에 미 연준이 7차례 이상 금리를 올린 적은 1970년 대 이후 1972년(8차례, 연 6%에서 연 11%,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6.2%), 1978년(9차례, 연 6.75%에서 연 10%, 소비자물가는 7.6%), 1979년(7차례, 연 10.25%에서 연 14%, 소비자물가 11.3%), 2005년(8차례, 연 2.5%에서 연 4.25%, 소비자물가 3.4%) 등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올해 이렇게 예외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골드만삭스는 3월 금리 인상폭이 0.5%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나 임시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1994년 2월에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임시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 적은 없고, 1980년대 이후 첫 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가 된 적은 없습니다. 또 현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이외에 다른 연준 고위 인사들이 0.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 발언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티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미 연준의 ‘복부를 한 방 때린 것’ 같은 효과를 줬다면서 3월 금리 인상 폭 전망을 0.5%포인트로 바꿔 제시했습니다. 도이치뱅크, 노무라, HSBC 등도 3월에 0.5%포인트 인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주말 블룸버그TV에서 “연준은 임시 회의를 열어 양적 완화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머스는 앞서 “투자자들이 미 연준이 올해 남은 7차례의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더해 한 번은 0.25%포인트 이상 올릴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조선일보DB |
이렇게 월가가 미 연준이 강하게 긴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실제 연준에서 공식적으로 한 얘기는 이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에 3월 금리 인상 신호를 강하게 줬지만, 올해 금리 인상 횟수나 3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또 그 이후 공개발언을 한 지역연방은행 총재들도 불러드 총재를 제외하고는 3월 0.25%포인트 이상 올리는 ‘빅스텝’ 인상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10일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에도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5%포인트 인상에 대해 “아직 더 납득해야 한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취지로 얘기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1월 FOMC 회의록이 16일 공개됩니다. 지난달 초 12월 FOMC 회의록 공개 때는 ‘양적 긴축’을 회의에서 논의했다는 사실이 공개돼서 월가 주가에 충격을 줬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내용이 나올 지 주목됩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18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준 총재(17일), 제임스 불러드 총재(14일) 등의 연설이나 인터뷰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연준 내 논의 동향에 대해서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지정학적 사태와 월가 주가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러시아는 침공설이 미국 등 서방의 조작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62분간 전화 통화를 가졌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특단의 돌파구를 만들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월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장 마감 2시간을 앞두고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긴급 브리핑을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언제라도 시작될 수 있으며,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에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반등 기미를 보이던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반면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서고, 유가는 급등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201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연 2%를 넘어섰지만, 11일에는 0.11%포인트나 급락하면서 연 1.92%로 떨어졌습니다. 서부텍사스유는 3.6% 급등하면서 배럴당 93.1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한 오일 시추 펌프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이런 움직임을 보면 지정학적 리스크는 위험자산인 주식의 가격인 주가를 떨어뜨리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도 떨어뜨리게 될 것입니다. 미 연준은 향후 긴축 정책 판단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으면 긴축 정책의 강도를 좀 더 완화적으로 조절할 가능성도 있지만,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계속 긴축 정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도 불러올 수 있습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100달러 유가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이고, 동시에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주요 공급원입니다. 유가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불러와서 천연가스의 대체 상품인 원유 가격의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가 급등을 불러와서 이는 다시 가뜩이나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어려운 상황인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주가는 생각하는 것보다 크게 충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데트릭은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주요 지정학적 이벤트들은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과거 주요한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S&P500 주가 움직임. /자료=LPL파이낸셜 |
데트릭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나 주요 지정학적 사건들은 미국 증시에서 큰 충격을 지속적으로 주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자동반사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반응을 보였더라고 빠르게 손실을 만회했다는 것입니다. LPL파이낸셜이 그간 주요한 22개 지정학적 사건의 영향을 분석해본 결과, S&P500 기준으로 사건이 일어난 당일에는 평균 1.1% 떨어졌고, 바닥까지는 평균 4.6%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바닥을 치기까지는 평균 19.1일이 걸렸고, 낙폭을 모두 회복하는 데는 평균 43.2일이 걸렸습니다. 2001년 9 11 테러는 미국 역사 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히지만, S&P500이 당일 4.9% 폭락한 후에 11거래일 동안 11.6%까지 하락한 후에 반등하기 시작해서 31일만에 낙폭을 회복했습니다. 데트릭은 미국 경제가 강하고, 기업 실적이 건강하다면 지정학적 사건이 터지더라도 미국 증시가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 인플레 방어 전략 점검
웰스파고가 15개 주요 자산군별로 2000년 이후 지난 20여년간 인플레이션 시기에 수익률이 좋았던 자산군과 수익률이 나빴던 자산군의 순위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준을 갖고 최근 1년간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투자 수익률을 따져 보겠습니다. 과연 인플레 시기에 어떤 자산군에 투자하는 게 좋을 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장 수익률이 높은 자산군은 원유입니다. 웰스파고 집계에 따르면 수익률이 41%에 달합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미국 대형주의 수익률은 평균 10%를 기록했지만 그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입니다.
2000년 이후 인플레이션 시기 자산군별 수익률. /자료=월스파고 |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 투자 ETF인 미국 오일 펀드 ETF(티커 USO)의 1년간 상승률은 64.6%에 달합니다. 올 들어서만 19.9%가 올랐습니다. 역시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원유 투자가 좋은 수익률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웰스파고 집계에서 인플레 시기 수익률 2위는 신흥국 주식으로 18%를 기록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신흥국 주식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신흥국 주식 투자의 대표 ETF인 뱅가드 FTSE 신흥시장 ETF(VWO)는 1년간 11.7% 하락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원자재를 많이 생산하는 신흥국의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과거 성적이 좋다고 무조건 투자를 하기 보다는 따져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레 시기 수익률 3위는 16%를 기록한 금과 경기민감주였습니다.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는 지난 1년간 1.8%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생각보다는 금값의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것입니다. 작년 한 해 금값이 요동을 치면서 박스권에서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올 들어서는 수익률이 3.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기민감주의 대표 ETF인 인베스코 DWA 컨슈머 시클리컬 모멘텀(PEZ)도 1년간 가격이 17.8% 하락했습니다. 코로나 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 등이 닥치고 작년 하반기에는 성장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연초 이후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플레 방어 전략으로서 주식이 아직까지는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웰스파고가 지난 20여년간 집계한 바로는 인플레 시기에 주식이 괜찮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익률은 미국 소형주 15%, 고퀄러티주식 12%, 성장주 12%, 방어주 10%, 미국 대형주 10% 등입니다.
하지만 인플레 시기에 채권 투자는 피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투자 적격 채권은 수익률이 – 5%를 기록했고, 신흥국 채권은 -8%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년간 투자 적격 채권 투자의 대표 ETF인 뱅가드 토털 본드 마켓(BND) 수익률은 -5.9%를 기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
한편 인플레 시기에는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많습니다. 가격 결정력이 강한 기업은 제품의 수요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원가가 오르더라도 소비자가격에 전가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5년간 높은 가격 결정력을 보인 10종목을 추천했습니다. 치약 등 생활용품 제조사 콜게이트 팜올리브, 포스트잇을 만드는 사무·광학용품 업체 3M, 캘빈클라인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회사 PVH, 스포츠 용품 기업 나이키, 석유 탐사·시추 기업 슐럼버거,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클라우드 기반 HR(인사) 설루션 제공 업체 워크데이, 도메인 등록 관리 및 인터넷 서비스 회사 베리사인, 식물 및 관리용품 판매사 스코츠미러클그로, 매트리스·침구 제조사 템퍼실리인터내셔널 등이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이 강화된다는 베팅이 늘고 있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가 7.5%나 오른데다, 고용 시장도 좋은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경로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3월 첫 금리 인상 때는 미 연준이 좀 더 분명하게 갈 길을 알려 주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입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한 출렁임이 있기 때문에 주식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말도 있습니다. 출렁임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인플레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증시에서는 과거 성적이 꼭 미래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의 분석과 말을 잘 따져보고, 상황 변화에 따른 투자 방향을 스스로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방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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