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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원들 “용납못할 범죄” 김원웅 “사퇴 안해”

조선일보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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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회원 “임시총회서 회장 불신임 투표 추진”
유인태 “김원웅에 배신당한 기분
金 “감사 결과는 내 명예훼손”
정부 ‘3·1절 기념식’ 차질 걱정
김원웅 광복회장이 다양한 한복을 입고 행사에 나온 모습.보훈처는 최근 조사를 통해 김회장이 국회카페 수익금에서 횡령한 돈으로 한복 과 양복 수벌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뉴스1·뉴시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다양한 한복을 입고 행사에 나온 모습.보훈처는 최근 조사를 통해 김회장이 국회카페 수익금에서 횡령한 돈으로 한복 과 양복 수벌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뉴스1·뉴시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며 국회에서 운영해온 카페 수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 사적으로 써왔다는 국가보훈처 감사 결과에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일제히 김 회장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보훈처 감사 결과는 나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사퇴 의사는 전혀 없다”고 했다.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 전 광복회 서울지부장은 11일 “광복회 책임자가 수익사업에 손을 대고 횡령 혐의로 수사까지 받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김 회장은 더 큰 죄를 짓기 전에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완석 광복회정상화추진본부 대표도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돌아가야 할 국회 카페 수익금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한복·양복을 사고, 이발비·안마비로 쓴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했다. 이문형 광복회개혁모임 대표도 “김 회장의 동서와 며느리, 조카 등을 임원으로 둔 가족 회사가 광복회관 사무실을 무상으로 이용한 것은 불법”이라며 “2년 8개월간 김 회장이 사용한 9000여 만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에게 국회 카페 사업 허가를 내줬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언론 통화에서 “김 회장에게 배신당한 기분이다. 이럴 줄 알았겠나”라며 “돈 벌어서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에 쓰라고 했더니 착복을 해 마음이 굉장히 안 좋다”고 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날 입장문 등에서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김 회장은 전날 보훈처가 비자금 6100만원 중 1000만원이 김 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된 뒤 사용됐다고 발표한 데 대해 “횡령을 저지른 사람(제보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국가 기관인 보훈처가 어떻게 이런 편향적 보도자료를 발표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회장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적도 없고,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전혀 모른다”며 “나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퇴 의사는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사법 당국 조사에서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감사는 제보자와 김 회장뿐 아니라 복수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김 회장 통장으로 돈이 흘러간 정황을 감사 권한 내에서 확인했고, 계좌 추적 결과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이 자신이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광복회 안팎에선 ‘광복회의 부실한 자금 관리에 대해 광복회장이 사과나 유감조차 표명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광복회원은 오는 22일 임시총회 소집, 김 회장 불신임 투표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광복회 정관을 보면 총회 구성원 절반 발의로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회장을 해임할 수 있다. 2019년 6월 취임한 김 회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그러나 김 회장 등 집행부가 총회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김 회장 해임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김 회장 사퇴가 지체될 경우 오는 3·1절 기념식 진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3·1절 기념식엔 광복회장이 참석해 독립선언문 낭독 등을 하곤 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회장이 비자금 구입 논란이 있는 한복을 입고 공식 석상에 서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했다. 김 회장의 횡령 혐의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본격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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