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국내 주변 기압계 모식도. 자료 기상청 |
지난달 전국에 2.6mm의 비가 '찔끔'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강수량으로는 5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강하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2.6mm로 평년(26.2mm) 대비 10.8%에 그쳤다. 1월 강수량 기준으로 1973년 관측 시작 이래 최저 수준이다. 유독 비가 적었던 2011년(5mm), 1977년(5.1mm)보다 훨씬 적은 양이다. 강수일수(3.6일)도 평년(6.5일) 수준을 밑돌았다. 2019년(2.9일), 1974년(3.1일)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62개 관측 지점 중 강수량이 아예 '0'인 곳이 13곳에 달했다. 특히 남부와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부산, 대구, 안동, 창원, 여수, 진주 등은 모두 0mm로 역대 최소치를 경신했다.
1월 전국 강수량 분포도. 자료 기상청 |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건 한반도 주변에 고기압이 주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서쪽에 기압능(저기압에 둘러싸여 골짜기처럼 나타나는 고기압 구역)이 발달하면서 그 앞쪽에 나타난 대륙·이동성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국내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저기압이 평년 대비 동쪽에 치우쳐 발달하면서 눈·비를 내리는 기압골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임교순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사무관은 "강수량이 매우 적었던 건 기후 변화보다는 이례적인 고기압 발달이라는 이상 기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1100고지 일대에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겨울 정취를 즐기고 있다. 뉴스1 |
다만 대륙고기압이 국내로 세력을 확장할 때는 찬 공기가 해상을 지나면서 해기차(기온차)에 따른 눈구름대가 자주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서쪽 지역, 동해안 등을 중심으로 눈이 종종 내렸다. 하지만 눈이 강하게 내리거나 내륙까지 눈구름대가 깊이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눈이 와도 강수량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이다.
임교순 사무관은 "찬 공기가 강하게 내려오지 않다 보니 서해안 눈구름이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고기압에 따른 동풍의 영향을 받은 동해안도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0.8도로 집계됐다. 평년(-0.9도)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기온이 낮은 날과 높은 날이 한 달 동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맑은 날이 많았기 때문에 햇볕이 내리쬐는 낮과 그렇지 않은 밤사이의 일교차(11도)가 큰 편이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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