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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학습 신청했어요" 등교 미루는 학부모…맞벌이 부부는 '한숨'

중앙일보 이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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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말 경기도 수원시 한 초등학교에서 온라인으로 신입생 예비소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말 경기도 수원시 한 초등학교에서 온라인으로 신입생 예비소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3~4일은 일단 가정학습 신청했어요. 설 연휴 때 다른 지역에 다녀온 아이들도 많을 텐데…학교 보내기가 겁나서요."

초등학생 아들을 둔 주부 이모(45)씨는 개학이 두려운 학부모 중 한 명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급증하며, 이씨처럼 개학을 해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설 연휴 직후에는 가정학습을 신청한 학부모들이 많아 등교하는 학생 수가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



19세 이하 누적 확진자 18만명 넘어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중 19세 이하의 비율은 20.97%에 달한다. 0~9세 누적 확진자는 7만9440명(8.98%), 10~19세 이하는 10만5994명(11.99%)으로 집계됐다. 소아·청소년 신규 확진자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이날 자정 기준 19세 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090명으로, 2주일 전인 1월 19일 (1692명)의 3.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졌다. 특히 3월 새 학기 시작 전 '중간 개학'하는 학교들은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1만1754개 초·중·고교 중 설 연휴를 전후한 4일까지 중간개학을 하는 학교가 2556개교에 달한다. 전체 학교의 약 20% 수준이다. 오는 11일까지 개학하는 학교를 합하면 4730곳으로 늘어난다.



백신 사각지대…"집단감염 우려"



지난달 25일 오전 개학을 맞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오전 개학을 맞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라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학생 22명을 포함해 교직원, 학부모 등 약 40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이씨는 "원칙대로라면 내일(3일) 등교를 해야 하는데, 일단 자가검사하고 가정학습을 시키려고 한다"며 "우리 애처럼 다른 아이들도 설 연휴 때 친척들을 만나거나 이곳저곳 다녔을 텐데 감염 위험이 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의 백신 접종률도 정체 상태다. 이날 자정 기준 13~15세 소아·청소년 중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학생 비율은 64.7%로, 여전히 7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만 13세 학생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52.4%에 그친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9)씨는 "어른들도 계속 돌파 감염이 나오는 상황인데, 아이들이라고 다르겠나"라며 "아무리 오미크론 변이가 덜 위험하다고 해도 내 아이가 감염되는 건 싫고, 백신을 맞으면 안전하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학 연기도 잇따라…맞벌이 부모는 곤혹



2일 오전 12시 기준 소아·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질병관리청]

2일 오전 12시 기준 소아·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질병관리청]


학부모들의 우려에 개학을 연기하거나,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학교도 많다. 문제는 이를 마냥 반길 수 없는 맞벌이 부모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 정모(43)씨는 "설 연휴 직전 갑자기 학교에서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알려왔다"며 "일단 3~4일은 급한 대로 남편이 연차를 써서 막았는데, 남은 2월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코로나19 우세종이 됐고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1~2월에 등교하는 학교는 단축 수업이나 원격수업 등을 포함해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그전까지 고수했던 정상등교 원칙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셈이다. 교육부는 설 연휴 직후 새로운 학교 방역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방역 지침 등 교육당국의 대응이 늦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맞벌이 학부모인 정씨는 "선제적으로 등교 지침을 변경했다면, 좀 더 여유 있게 도와줄 사람을 구하고 회사 업무 일정도 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학교나 교육당국이 학부모와 학생을 배려해 대응 속도를 높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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