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방역패스 정지, 법원이 경솔…최악 땐 2월 말 9만명 확진"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법원의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에 대해 "경솔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9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법원에서도 한쪽은 방역패스 효력 정지를 인정했고 한쪽에서는 기각했다"며 "법원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내용을 가처분 신청 인용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방역 정책을 막은 건 법원의 경솔한 판단이 아니었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한 법원 결정에 항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오미크론처럼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가 돌면 미접종 비율이 높은 청소년과 소아 사이에서 감염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사례를 보면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사망자와 중증환자 또는 다기관염증증후군 같은 후유 장애를 앓는 경우도 증가한다. 그래서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 유지를 계속 얘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함께 신규 확진자 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에 만약 델타 영향만 있었다면 확진자 수가 2000명대로 떨어졌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난주에 이미 4000명대의 정체를 보인 것 자체가 오미크론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주말에는 4000명대를 넘어섰다. 주말부터 증가세가 시작됐고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낸 지표)가 1을 넘기 시작했다"며 "지금 속도면 이번 주, 다음 주까지 계속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향후 유행 추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미접종자에다 (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는 분들이 꽤 많은 국가라서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이 유행할 경우 미접종자 중심으로 확산하고, 접종자 중에서도 돌파감염 사례가 있을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자료를 확인해 보니 2월 중순에는 2만명 이상, 최악 때는 2월 말 또는 3월 초에 9만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방역조치 완화를 검토하는 영국 등 유럽 국가와는 국내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영국은 이미 전체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감염됐다.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섰다. 전 국민의 대부분이 감염됐거나 백신을 맞는 식으로 코로나19를 한 번씩 경험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감염자가 전 인구의 1.5%밖에 안 된다. 백신 접종률은 그나마 높지만 백신을 맞지 않거나 코로나19에 걸리지도 않은 사람들이 몇백만명이 있기 때문에 영국 상황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만약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방역을 어느 정도 포기한 상황으로 가면 지난 2년간 영국이나 미국이 경험한 상황을 우리나라는 3~6개월 사이에 경험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망자 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805명을 기록했다. 전날 4071명에서 하루 새 1734명 증가한 것이다.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6일부터 2주간 4123→3713→3507→3371→3005→3094→4384→4165→4538→4421→4194→3859→4072→5805명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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