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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3대째 이어온 커피 맛집의 영업비밀

동아일보 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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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가/가바야마 사토루 지음·임윤정 옮김/232쪽·1만4000원·앨리스
매일 커피를 마시면서도 ‘정말 좋은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도처에 화려한 핫플레이스들이 산재해 있지만 왠지 편안히 커피를 즐기고 싶은 날, 각자 떠오르는 카페가 있을 것이다. 일본 교토에 딱 그런 곳이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난 가와라마치 거리의 작은 찻집 로쿠요샤다.

이 집은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객들에게도 이름난 곳이다. 로스팅 커피 맛은 물론이고 단단한 도넛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수수한 외관에 35석뿐인 실내에서 주인장이 커피를 내리면 손님들은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눈다. 로쿠요샤는 처음 자리에서 옮기지 않았고, 분점을 내지도 않았다. 좋은 카페란 주인과 손님, 그리고 시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보여준다.

교토신문 기자로 교토문화를 알리는 작가인 저자는 로쿠요샤를 이끌어온 오쿠노 미노루 일가를 취재해 그 역사를 짚는다. 시작은 중국 만주였다. 명주실 도매상 집안의 미노루는 형이 가업을 잇자 홀로 만주로 가서 무역회사에서 일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자리를 잃은 그는 군대에서 흘러나온 커피 원두를 구해 ‘작은 커피점’이라는 이름의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만주에서 반려자를 만난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 로쿠요샤를 차렸다. 당대 일본 커피 창업자들과 교류하며 커피문화 형성에 일조했다. 당시 문화계 인사들이 이곳에 자주 드나들며 입소문을 탔다.

시대 변화를 반영한 노력도 있었다. 미노루의 아들 오사무는 원두를 직접 볶는 자가배전(自家焙煎) 커피를 도입하고, 홈메이드 도넛을 메뉴에 추가해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3대 경영자 군페이는 오래된 가게를 혁신하겠다는 열정 때문에 가족과 불화를 겪기도 했다. 저자는 변화를 시도하지만 고객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걸 최상의 가치로 두는 운영철학을 이곳의 최대 매력으로 꼽는다. 공간, 커피, 주인 모두 철저히 배경이 되는 곳이기에 고객이 진정한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카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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