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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임’ P2E, 정부 규제에 휘청… “새로운 먹거리” vs “사행성 조장”

조선비즈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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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 취소 결정으로 지난 27일부터 국내 유통이 중단된 무한돌파 삼국지 포스터. /나트리스 제공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분류 취소 결정으로 지난 27일부터 국내 유통이 중단된 무한돌파 삼국지 포스터. /나트리스 제공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어 일명 ‘P2E’(플레이투언·Play to Earn) 게임의 국내 출시를 놓고 게임업계와 규제당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게임 업계는 P2E 게임을 새로운 먹거리로 취급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국내 출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P2E 게임이 게임산업진흥법에 저촉되는 만큼 국내 유통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8일 게임위는 이달 초 내부 회의체를 열고 국내 시장에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에 대한 등급 분류 결정 취소를 의결했다. 무돌 삼국지가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1항 7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임위는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은 경품이다’라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P2E 게임은 등급 분류를 받을 수 없다고 봤다. 실제 무돌 삼국지는 매일 임무를 부여, 이를 완료하면 무돌 코인이라는 게임 내 재화를 지급한다. 10개의 퀘스트를 완료하면 매일 50개의 무돌 코인을 받을 수 있는데, 획득한 무돌 코인은 빗썸 등에 상장된 가상화폐(클레이)로 교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돈으로 바꿀 수 있다. 게임위는 이런 행위들이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위메이드에서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P2E 게임 미르4 글로벌 포스터. /위메이드 제공

위메이드에서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P2E 게임 미르4 글로벌 포스터. /위메이드 제공



게임위가 이런 이유로 등급 분류 취소 판정을 내린 게임은 올해만 15개가 넘는 상태다. 게임위의 등급 분류 결정 취소에 따라 무돌 삼국지는 지난 27일 서비스가 중단됐다. 무돌 삼국지 개발사인 나트리스는 공식 커뮤니티에 “(게임위의 결정에 따라) 무돌 삼국지의 접속이 차단됐다”라고 공지했다.

게임위는 한발 더 나아가 P2E 게임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구글, 애플 등 앱 장터 사업자에 P2E 게임의 등록을 막아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최근 발송하기도 했다. 게임사가 국내에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게임위의 등급을 먼저 받아야 한다.

그런데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를 통할 경우에는 게임사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겨 유통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현재 구글과 애플, 원스토어, 삼성전자, 에픽게임즈 등이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게임위는 자체 등급 분류 사업자를 통해 출시된 P2E 게임이 결국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을 받는 상황인 만큼 이용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출시 전에 차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네오위즈가 글로벌 시장에 내년 출시 예정인 P2E 게임 크립토 골프 임팩트(왼쪽)와 브레이브 나인 포스터. /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가 글로벌 시장에 내년 출시 예정인 P2E 게임 크립토 골프 임팩트(왼쪽)와 브레이브 나인 포스터. /네오위즈 제공



게임위의 움직임에 게임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월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을 받은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개발사 스카이피플은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 최근 승소 판정을 받기도 했다. 무돌 삼국지를 만든 나트리스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나트리스 측은 “게임위의 등급 분류 취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을 제기했다”라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무돌 삼국지의 서비스를 빨리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규제당국이 P2E 게임을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와 반대되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는 게 게임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베트남 게임사가 만든 엑시인피니티는 동남아시아에서 생계형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게임 출시 자체를 막고 있다”라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우선 막고 보자’는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다”라고 꼬집었다.

규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대부분의 게임 이용자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 해외 버전의 P2E 게임을 우회 접속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만든 P2E 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게임산업진흥법을 개정해 사행성을 막으면서 P2E 게임을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현재 게임 관련 제도는 규제에만 치우쳐 있어 게임위의 입장이 단기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며 “게임 산업을 진흥시키면서 사행성을 막기 위한 조정안을 먼저 정하고, 이후 게임산업진흥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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