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정윤영 기자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오는 31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상에 보고된 지 2년을 맞는다. 3개월 뒤 세계적 대유행병으로 선언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이제 3년 차로 접어들게 된다.
백신이 나오면 종식될 줄 알았던 바이러스는 접종 불평등 속 변이주 출현에 'n차 유행'으로 돌아와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주요 순간들을 돌아본다.
◇중국 우한 '폐렴 집단감염' 첫 보고
중국 수도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에 위치한 우한시 위생보건위원회는 2019년 12월 31일 우한 시내 폐렴 집단 감염 사태 관련 긴급 통지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27명이 폐렴에 걸리고 그중 7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지면서,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 재발 우려 속 경각심이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초 감염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 © AFP=뉴스1 자료 사진 |
지금까지 확인된 최초 감염자는 집단감염지인 우한 화난 수산시장에서 남쪽으로 약 32㎞ 떨어진 곳에 사는 41세 남성 계산원으로, 12월 8일 처음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에는 이틀 뒤 발병한 수산시장 여성 상인이 최초 감염자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WH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존재 확인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중국 당국과 우한 집단폐렴 조사에 나섰다. 이후 해당 바이러스가 사스 및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의 원인균인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곧이어 중국 밖에서는 처음으로 태국에서도 환자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1월30일 기준 코로나바이러스가 18개국으로 확산하자, WHO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당시만 해도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Δ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Δ 2014년 소아마비 Δ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Δ 2016년 지카 Δ 2019년 민주콩고 에볼라에 이어 6번째 비상사태였다.
◇코로나19(COVID-19) 명칭 붙어
2020년 2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감염증은 명칭을 갖게 됐다. WHO는 2019년 발병한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Disease 2019)라는 의미에서 'COVID-19'로 명명했고, 우리 보건 당국은 한국식으론 '코로나19로 부른다고 밝혔다.
열흘여 뒤인 2월 23일 이탈리아는 중국 밖에선 처음으로 코로나19 관련 봉쇄를 실시한 국가가 됐다. 중국 우한에서 첫 봉쇄가 실시된 건 정확히 한 달 전인 그해 1월 23일이었다.
◇3월 11일 팬데믹 공식 선언…118개국 4000여명 사망
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세계적 대유행병인 팬데믹으로 공식 선언했다. 이미 전 세계 118개국에서 12만여 명이 감염되고 4000여 명이 사망한 뒤인지라, '뒷북 논란'도 제기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2020년 3월11일(현지시간) 제네바 WHO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을 선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미국은 이틀 뒤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500억 달러의 연방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24일 결국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연기되는가 하면, 27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세계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국서 세계 최초 백신 접종 시작
2020년 12월 8일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북아일랜드의 90세 마거릿 키넌 할머니가 화이자 백신을 맞는 모습이 전 세계에 전해지면서 불안감 속에서도 팬데믹 극복 희망이 싹텄다.
같은 달 11일과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각각 일주일 간격으로 승인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중국에선 시노팜·시노백,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이 속속 출시되면서 '백신을 맞기만 하면' 지긋지긋한 락다운(봉쇄)을 벗어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팽배해졌다.
다음 해를 휩쓴 '선진국 백신 쟁탈전'과 국가별 불균등 접종 속 '주요 변이주 출현'의 서막이기도 했다.
◇영국발, 브라질발…잇단 변이주 출현
백신의 기대에 가려져 당시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2020년 12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는 능력이 커져 전파 속도가 향상된 변이주가 발견됐다. 훗날 WHO에 의해 '알파'와 '베타'로 각각 명명되는 초기 '우려 변이'였다.
2021년 WHO는 앞서 2020년 11월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돼 브라질 사망자 급증과 주변국 확산을 견인하던 변이주를 세 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이 변이는 나중에 '감마'라는 그리스 알파벳 세 번째 글자가 붙게 된다.
변이 유행 속 2021년 1월 서방 국가들이 재유행을 겪으면서 미국은 하루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을, 영국은 최대 8만 명을 넘기는 진통을 겪었다.
각종 변이주의 위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21년 12월21일 기준 지난 60일간 WHO 지정 우려 변이(VOC) 확산 상황. © 뉴스1 (WHO 역학 보고서) |
◇2021년 3월 '델타'발 악몽의 시작
WHO는 직전해 인도에서 처음 발견돼 확산하던 변이주를 2021년 3월 네 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올해 내내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린 '델타' 변이다.
인도는 이때부터 약 두 달간 하루 확진자가 최대 30만 명,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서는 대파동에 직면, 팬데믹의 '진앙'으로 자리잡게 된다. 시신과 피로 갠지스강이 빨갛게 물들었다는 비보는 세계인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2021년 4월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코로나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 옆에서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
◇서방에서 동남아로…대만 등 '청정국' 다 뚫려
인도의 델타 변이 파동 때문인지, 2021년 5월부터 'n차 유행'의 불길은 그간 감염 사태가 심각했던 미·유럽 등 서방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겨붙기 시작했다.
베트남과 대만, 캄보디아, 라오스 등 직전해 '코로나19 청정국' 지위를 누려온 국가들이 줄줄이 뚫리면서 봉쇄로 유지돼온 '안전지대'는 사라지게 된다. 말레이·인도네시아는 '제2의 인도'로 불릴 만큼 델타 파동을 세게 겪고, 군부 쿠데타 직후 혼란으로 방역이 어려운 미얀마가 안타까움을 더했다.
◇델타발 미·유럽 재유행…이스라엘 세계 최초 부스터샷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각국에서 'n차 파동'을 거듭하며 등락을 거듭하자 각국은 조금씩 방역 고삐를 쥐었다 풀길 반복했다. 1월 정점을 달리다 누그러지는 듯했던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는 2021년 7월 초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다.
델타 변이발 재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자, 이스라엘은 7월 12일 면역취약층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실시했다. 중동과 중남미 다수 개발도상국에선 고위험군 접종도 시작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기주의' 지적이 제기됐지만, 부스터샷은 이후 각 선진국으로 퍼지게 된다.
◇방역 포기?…'위드 코로나' 등장
델타발 확진자 급증이 한창이었지만, 백신 접종으로 붙은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일부 국가는 봉쇄로 일관했던 직전해와 차별화된 방역 정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를 감기처럼 여기고 확진자 카운트 대신 중증·사망 예방에 중점을 두는 '코로나와의 공존 정책', 일명 '위드 코로나'가 등장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6월 말 처음으로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한 데 이어, 영국이 7월 처음으로 거리두기 규정 철폐와 마스크 착용의 자유를 발표했다.
높은 백신 접종률로 안정세를 찾아가던 이스라엘이 뒤따랐고, 이어 몇 달에 걸쳐 뉴질랜드와 호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남미 칠레 등에서 대대적인 방역 완화가 발표됐다.
특이한 점은 이들 국가 중 상당수가 확진자 수가 느는 가운데서도 위드 코로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높은 백신접종률과 가시화된 '먹는 치료제' 개발에 힘입어 하늘길도 다시 열리고,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준비했다. 연말 오미크론이 등장하기 전까진.
이탈리아 로마 밤비노 예수 병원은 새 변이주 오미크론의 단면도를 공개했다. 델타와 비교해 돌연변이가 훨씬 많다.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등장 한 달 만에 100여개국 확산, 오미크론 '쇼크'
위드 코로나 물결 속 2021년 11월 24일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심상치 않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직후 남아공에서도 발견되자, 연초 베타 타격을 입어 '위기 감수성이 높았던' 남아공 연구진은 이를 세계에 신속 보고했다.
WHO는 같은 달 26일 긴급회의를 열어 새 변이주를 다섯 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그리스 알파벳 '오미크론'으로 명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무려 32개의 돌연변이를 지녀 폭발적 전염력을 자랑하는 오미크론 검출국은 이제 100개국을 넘어서며 각국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크리스마스이던 지난 25일 기준 20만1000여 명을 기록, 일 년 만에 다시 20만 명을 넘어섰다. 유럽도 영국이 지난주 11만9000여 명, 프랑스는 9만1000여 명, 이탈리아 4만4000여 명을 기록하며 최다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오미크론 위력 관련해 많은 부분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전염력은 델타보다 훨씬 높고, 이전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과 백신 유도 면역을 모두 회피한다는 연구 결과는 속속 발표되고 있다. 단일클론항체치료제도 듣지 않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증 야기 여부는 명확히 결론 나지 않은 상태다. 전파력이 강해 확진자가 늘면서 의료체계 압박이 심해지고, 기저질환 등을 이유로 확진자 사망도 보고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경미한 증상만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역 판도 바꿀 '먹는 치료제' 등장
머크사가 개발한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 로이터=뉴스1 © News1 노선웅 기자 |
오미크론이 '감염력은 높고 치명률은 낮게 진화한 코로나바이러스일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전 세계에 희망을 주기 시작한 건 알약형으로 집에서 쉽게 복용할 수 있는 '먹는 치료제'의 등장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2월 22일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의 가정내 사용을 긴급 승인한 데 이어, 23일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도 긴급 사용 승인했다.
두 알약 모두 코로나19 감염 초기 바이러스 체내 증폭과정에서 투약, 바이러스의 자가 복제를 막는 항바이러스제다. 코로나19 감염의 '최악' 국면은 체내 바이러스 복제로 면역력이 손상된 뒤 염증이 일어나는 2차 국면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미리 예방하는 원리다.
자가 검진 키트 보급으로 신속한 진단과 초기 치료까지 가정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면, 방역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는 셈이다.
다만 치료제의 부작용 우려와 함께, 충분한 공급량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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