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불똥튈라…尹 대구경북 방문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때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이 전격 결정되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자당 출신 전직 대통령 사면을 반기면서도 당시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했던 윤석열 검사가 현재 국민의힘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복잡한 심경이고, 민주당은 사면에 대한 골수 지지층의 반발이 커 이탈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달 29~30일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 지역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TK는 윤 후보 지지세가 가장 강한 이른바 '보수의 심장'이기도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을 만들어낸 그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이런 시기에 윤 후보 측이 TK 방문을 잡은 것은 최근 하락세인 지지율을 더 떨어뜨릴 수 없다는 위기감과 함께, 다시 한번 '집토끼'로 분류되는 TK 쪽 사람에게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윤 후보 측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도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할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조심스러운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지층이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계층, 원칙을 내세워 사면을 반대하는 계층으로 나뉘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저에게도 '탈당한다'는 문자가 몇 개 온다. 실망스럽다는 분들도 계신다"면서도 "대통령께서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저 같아도 정말 고뇌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 문재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