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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비방했다고 ‘반공·계엄법 위반’···41년 만에 재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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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를 비방했다는 이유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옥살이를 한 고인에 대한 재심 절차가 41년 만에 시작됐다.

대구지법 제4형사단독 김남균 판사 심리로 지난 14일 A씨(사망)에 대한 재심 첫 공판이 열렸다. A씨는 1980년 반공법과 계엄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1년 동안 복역했다.

1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씨(당시 40세)는 1980년 9월4일 오후 11시40분쯤 대구지역의 한 식당에서 지인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이북에는 정치를 잘하기 때문에 김일성이 현재까지 정치를 하고 있으나 학생들의 데모도 없이 하고 있다”, “이북이 더 살기 좋다”, “나는 김일성을 좋아한다” 등이라고 말해 반국가단체 및 그 구성원을 찬양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지방대법원에서 1996년 8월 26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 법정에 서 있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지방대법원에서 1996년 8월 26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 법정에 서 있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 경향신문 자료사진


또한 A씨는 “전두환은 별 2개에서 한 달 후에 별 4개를 달고 자기보다 선배가 있으나, 별 4개를 다는 것은 사전계획된 것이 아니냐”, “현 정부에서 하는 정치는 옳지 못하다. 이래서는 사람이 살지 못한다”, “실제로 정치는 김대중이가 해야 되는데 전두환이가 한다” 등이라고 언급해 당시 국가원수인 전두환씨를 비방·모독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출소 후인 1986년 아내와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앞서 대구지검은 지난 3월12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A씨의 유가족에게 재심 의사를 물어본 뒤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달 2일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계엄법을 어긴 부분에 대해 재심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14일 재판에 출석한 A씨의 아내 B씨(71)는 남편이 출소 직후 대인기피증에 걸리는 등 폐인처럼 지냈다가 숨을 거뒀다고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B씨는 “사람이 현재 처한 상황이 나쁘다거나 비관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정부에 대해 반대할 수도 있다”면서 “(남편의 말은) 마음에서 우러난 게 아니라 그냥 하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반 서민이 술 마시다가 일어난 일이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우리 가족 말고도 이런 사례가 많을 것으로 안다”며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오명이 벗겨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년 1월13일 열릴 예정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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