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문화‘랑’]문화인
신예만화가 루드비코 ‘인터뷰’ 출간
영화적 구성 돋보이는 미스터리물
‘한국 만화의 쿠엔틴 타란티노’가 나온 느낌이랄까? 타란티노 감독의 처절한 폭력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림의 매력이 도드라지면서, 정통 미스터리의 묘미를 살려낸 차별화된 이야기로 인기를 끈 루드비코 작가의 웹만화 <인터뷰>가 출판사 세미콜론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인터뷰>는 웹 연재 당시부터 주목할 만한 신예 작가의 탄생으로 화제가 됐다. 전체 줄거리가 바탕에 깔리면서 중간에 들어간 에피소드들이 읽어나가다보면 서로 연결되며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독특하다.
은둔 생활을 하는 인기 작가에게 삼류 잡지 인터뷰어가 갑자기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든 인터뷰를 거절해왔던 소설가는 돌연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듯한 뻔뻔하고 당돌한 인터뷰어에게 흥미를 느껴 인터뷰를 승낙하고, 자신의 미발표작부터 히트작까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찾아온 남자는 소설가를 비꼬면서 가지고 노는 태도를 보이고, 소설가도 작품에 얽힌 숨은 사실들을 살짝 알려주면서 조롱하듯 맞받아친다. 개별 작품들 사이에 숨어 있는 뒷이야기들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어떤 것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뒤섞이면서 예상을 넘는 반전이 이어진다.
<인터뷰>는 지은이의 필명부터 그림, 배경까지 모두 외국 만화를 번역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국적이다. 작가 스스로 집에서 운영하는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를 독학했다고 밝혔듯 장면 구성과 연출이 영화적이다. 무엇보다 한국에선 흔치 않은 정통 미스터리 만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만화책 한 권 분량으로 똑떨어지게 마무리한 완성도가 높다.
책은 웹툰에서 단행본으로 바뀌면서 모니터가 아니라 책 편집에 맞게 진화했다. 웹툰에서는 위에 아래로 내리며 보는 스크롤 방식이 단행본에선 책에 맞도록 컷 편집으로 매끄럽게 바뀌었고, 웹에서 밝았던 색조 역시 책에 어울리게 채도와 명도가 조정됐다.
80년대에 태어나 광주에서 살고 있다고만 밝히는 루드비코 작가는 신인급이면서도 이 작품 하나로 분명한 자기 색깔과 이야기꾼으로서의 솜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일부러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열어둔 결말도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