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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첫 여성 총리, 정식 선출 12시간도 안 돼 '사임'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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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부결 후 연립정부 파트너 녹색당 탈퇴
관행상 연정에서 한 정당 이탈하면 총리 사임
"단독 정부 총리 재도전" 의사…재인준 가능성
한국일보

스웨덴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대표가 24일 의회에서 예산안 표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스톡홀름=AP 연합뉴스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정식 선출된 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임하는 일이 발생했다. 의회에서 여당의 예산안이 부결된 후, 소수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녹색당이 연정을 떠나자 그 책임을 안고 물러난 것이다. 다만 보수 야권에 대항하려는 중도·진보 성향 정당의 지지로, 조만간 총리직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많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스웨덴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새 총리로 선출된 지 7시간여 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정식 취임은 26일로 예정됐었는데, 취임식도 열기 전에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소수 연정의 일원인 녹색당이 예산안 처리에 반발, 연정에서 탈퇴한 탓이다. 스웨덴에선 연정에 참여하는 한 정당이 연정을 떠나면 총리가 사임하는 헌법적 관행이 있다.

안데르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있는 정부를 이끌고 싶지 않다"고 사표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단일 정당 정부의 수장으로서 총리에 재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리직 사퇴는 전략상의 '일보 후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녹색당의 연정 탈퇴는 이날 여당의 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직후에 이뤄졌다. 그 대신 보수정당인 중도당과, 기독민주당,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제시한 '대안 예산안'이 채택되자 녹색당은 현 연정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날 의회에서 채택된 예산안의 골자는 감세와 경찰관 임금 상승, 사법시스템의 다른 부분에 대한 예산 동결이었다. 페르 볼룬드 녹색당 대변인은 "'극우파와 함께 처음으로 입안된 역사적 예산안'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특히, 해당 예산안 중 휘발유에 대한 세금 인하 계획이 '탄소배출량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다만 안데르손 대표가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높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예산안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우파 집권을 막기 위해선 녹색당과 중앙당 등이 그의 총리 재선출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데르손 대표도 이미 국회의장에게 "단일 정당으로 구성된 정부의 수장으로 총리직에 재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음 총선은 내년 9월 11일 실시될 예정이다.

앞서 이달 4일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대표로 뽑히면서 총리직을 예약해 뒀던 안데르손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 117명의 찬성표를 받아 스웨덴 역사상 최초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좌파 성향 정치인인 그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최근 사임한 스테판 뢰벤 전 총리의 측근이자 후계자로 꼽혔던 인물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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