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다른건 몰라도 부동산은 사과해야죠."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저녁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치솟는 집값 등 부동산 시장에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당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주거 참사를 야기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한 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여기에 서민들 역시 집값이 너무 올라 삶이 팍팍하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시민은 "이번 기회가 임기 중 국민과 대화할 수 있는 마지막 아니냐"면서 "그냥 좀 탁 터놓고 있는 그대로 말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7시10분부터 100분 동안 KBS '2021 국민과의 대화(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 출연한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국민들과의 소통의 장을 열고 단계적 일상회복 3주차를 맞아 성공적인 일상회복을 위한 국민들의 의견을 구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행사는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문 대통령이 각본없이 직접 답하는 모습이 생중계된다. 청와대는 대선 100여일을 앞두고 행사를 진행하는 만큼 선거 중립 문제를 고려해 '코로나 위기 극복 관련 방역·민생경제'로 주제를 한정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어떤 질문이든 받고 답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선과 연계된 민감한 질문들은 사회자들의 사전 정리나 문 대통령의 중립적 답변으로 갈음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부동산 시장 등 집값 상승에 관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월급 모아서 집 산다는 생각은 적어도 저희 세대에서는 없다"라며 "그럼 좀 집값이라도 그만 올라야 하는데, 정말 너무 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박모씨 역시 "집값이 오르고 내리고 뭐 정부에서 많이 노력하지만, 그게 잘 안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래도 대통령이 직접 어떤 설명을 해주면, 속이라도 좀 시원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 치솟는 집값…문 대통령, 어떤 입장 밝힐까
서민들의 푸념과 같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도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지난해 한 해 상승률의 2배를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누적 6.24% 상승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3.01%)의 2배 이상이자 작년 동기간 상승률(2.48%)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등 수요 규제와 수도권 공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세가 지속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도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인천 아파트값의 경우 올 들어 평균 20.12% 상승해 작년 1년 상승률(9.57%)의 2배를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이 연간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경기도 역시 올해 9월까지 18.92% 뛰어 지난해 1년(12.62%) 상승률을 웃돈 가운데 안산(32.80%), 시흥(33.29%), 의왕(33.99%) 등지는 올해 9월까지 벌써 30% 넘게 올랐다. 올해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간 통계와 비교해도 2006년 28.01% 상승 이후 최고치다. 정부·여당은 물론 대통령이 이런 부동산 시장 상황에 좀 설명을 해달라는 취지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아예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사과의 뜻이나 송구스럽다는 취지의 말이라도 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40대 직장인 최모씨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잡기는 다 실패했고, 그에 따른 사과의 말을 좀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선도 있고 정치적으로 비화할 수 있으니, 쉽지는 않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 윤석열 "주거 참사 현재진행형" , 이재명 "부동산 등 국민의 요구, 시대적 과제에 반응하지 못해"
야당은 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당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가 이른바 11·19 전세 대책이 시행된 지 꼬박 1년이 된 날이었다"라며 "서민·중산층의 주거 안정은커녕 주거 참사가 일어났다. 매물 실종, 전세 가격 폭등, 불균형 심화, 그리고 앞으로 1년 뒤에 닥칠 악몽 등 주거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말라버린 대출 때문에 '월세 난민'이 대거 쏟아지고 있고, 현금이 부족한 분들의 내 집 마련 희망은 이룰 수 없는 꿈이 됐다"라며 "국민은 하루 종일 부동산 사이트를 쳐다보고 있어도 한숨만 쉬는 형편이다. 결혼을 앞둔 청년들은 절망한다. 전세도 없고, 있어도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부동산 인재(人災)"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한 정책 참사를 지켜보고 있자니 참 답답하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야당이 이견을 제기하거나 시민의 여론이 좋지 않을 때 결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 반드시 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앞세우고, 전문가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 그것이 정책 참사를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대 여당으로서 부동산, 소상공인 보상, 사회경제 개혁 등에서 방향키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국민의 요구, 시대적 과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습니다. 당내 인사들의 흠결은 감싸기에 급급했다"며 "민주당에 실망해 가는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개선하는 노력도 부족했고 국민이 기대하는 개혁성과를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후보는 "저부터 변하겠다"며 "민주당도 새롭게 태어나면 좋겠다"고 당에 강력한 쇄신을 당부했다.
한편 '2021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인사말 또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4년6개월간의 임기 소회와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은 취임 100일 기념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년 11월19일 이후 2년 만이며 '대국민 보고 대회'를 포함해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세 번째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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