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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올랐으면 임금 인상해야" 기시다 내각 '관제춘투 2탄' 본격화 [도쿄리포트]

파이낸셜뉴스 조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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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산업상-게이단렌 회장 면담
기시다 내각, 분배 중시 경제정책...임금인상 압박
日정부, 재계 '탐색전' 회동 마쳐
아베 정권 때 정부주도 임금인상 '관제춘투' 재가동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 로이터 뉴스1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좋은 실적을 거뒀으면 임금인상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지난 15일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성이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회장을 만나 임금 인상을 요청했다. 형태는 '요청'이었으나, 분배 중심 경제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기시다 내각의 재계 압박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하기우다 경산상은 전날 게이단렌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게이단렌이 생산성 향상과 임금 인상의 선순환 실현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 지원을 통해 기업의 인상 부담을 정부가 보완해주겠다는 구상도 전달했다. 도쿠라 회장은 "일률 인상은 어렵다"면서도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스탠스는 견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도쿠라 회장은 이날 회동 후 기자들에게 기시다 내각이 이날 '일률 3%'등과 같은 구체적인 인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이 민감한 임금 인상 이슈를 놓고, 일종의 탐색전을 펼친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노사 대표와 직접 마주해, 임금 인상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 내년 일본 춘투(봄철 임금인상 협상)를 앞두고 정부가 임금인상 논의를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다. 사실상 아베 신조 정권 당시의 '관제춘투 2탄'인 셈이다. 관제춘투란, 정부 주도의 임금인상 압박을 의미한다.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 회장. 로이터 뉴스1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 회장. 로이터 뉴스1


기시다 내각은 오는 19일 확정·발표할 30조엔(약 310조원)규모의 새 경제대책에 분배정책을 대거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간호사, 보육교사, 노인요양보호사 등 돌봄 서비스 종사자 등의 임금 인상(월액 3%)은 사실상 확정됐다. NHK는 정부 안이 그대로 확정돼 국회 동의까지 받게 되면 구급센터가 있는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의 경우 1만2000엔(약 12만4000원), 노인요양복지사와 보육사 등은 9000엔(약 9만3000원)가량 월급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임금 인상 문제는 사실, 아베 신조 정권 때에도 시도됐다.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뒷받침돼야 하고, 소비는 다시 소득 증가를 통해 이뤄진다는 선순환 관계에 주목했던 것이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엔화가치를 끌어내려 수출기업에 막대한 수익을 안겼으니,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인상에 호응해야 한다는 측면도 있었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당시 연간 3%라는 일률적 인상 목표치를 제시하고, 재계를 압박했고, 이름하여 '관제 춘투'라는 말도 이때 생겨났다.

하지만 게이단렌이 춘투 임금협상 지침으로 3%를 수용했던 것은 2018년 정도 뿐이고, 대략 2%대에서 결정됐었다. 기시다 정권은 이날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백지 위임 압박을 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종별로 실적이 양극화되는 이른바 케이자(K)성장 구조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2% 남짓의 인상률로는 아베 정권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고, 기시다 내각이 분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일본 재계로서는 백지 위임에 부담이 실릴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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