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만난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 대표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배경판을 가리키며 대화를 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이재명 후보와 국회 당사에서 당 지도부·대선 후보 간 상견례를 가졌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1일 대선 경선 결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제기한 무효표 산입 문제에 대해 “저희 당은 분열됐을 때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다”며 사실상 재심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선 후보와 함께 대전현충원을 찾아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오후에도 이 후보를 국회 당대표실에서 따로 만나 경기지사직 사퇴 및 대선 후보직 전념을 제안하며 힘을 실었다.
송 대표는 이날 “당헌·당규는 제가 당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서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고 했다. 이번 이재명 대선 후보 선출과 작년 이낙연 당대표 선출 과정의 정당성을 연계한 것이다. 민주당 특별 당규 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라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재심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송 대표는 “어떤 결과에도 승복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민주 세력이 분열될 때 5·16 쿠데타, 12·12 쿠데타가 일어났고 광주학살을 막아낼 수 없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원팀’을 강조하며 이 전 대표를 설득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이 전 대표는 기자 시절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30년에 걸쳐 영호남을 통합하고 전국적인 민주당을 만드는 과정을 저와 함께 겪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원팀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개개인을 넘어 민주당에 주어진 소명”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경선 과정도 잘됐다고 명시해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어제 이 후보에게 추천장을 전달한 것으로 완료된 것”이라며 “다르게 마땅한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이날 “원칙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
한편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이의 제기를 한 것에 대해 “상식과 원칙, 당헌 당규에 따라서 당에서 잘 처리할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국민과 당원께서 길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과정을 봐도 절차에 어긋났다든지 하는 것이 없었다”며 “승복을 해주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송 대표는 경선 불복 논란에 선을 그으면서 당을 후보 중심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재명 후보와 만나 “이제부터는 경기도지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하루속히 지사직을 정리하고 예비 후보로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대표 실에 ‘이재명 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국민과 하나로! 더불어 승리로!’라는 현수막도 걸었다.
이의신청서 내는 이낙연측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대선 캠프 인사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당 선관위에 대선 후보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전 대표 캠프의 서누리 대변인, 최인호 종합상황본부장, 고재경 상황실 부실장. /고운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50.29%가 아니라 49.32%라고 11일 재차 주장했다. 정세균 전 총리(2만3731표)와 김두관 의원(4411표)이 후보 사퇴 전에 얻은 득표는 전체 모수(母數)에 포함되는 유효표라는 것이다. 이 경우 이 후보의 과반 득표가 무산되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 측 의원 20여 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이날 오후 당 선관위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특별당규 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돼있다. 당 지도부는 이에 따라 정세균·김두관 후보가 받은 표 전체(2만8399표)를 무효표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조항을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무효,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유효’라고 해석했다. 두 후보가 각각 사퇴일 이전에 얻은 표는 유효한 것이고, 사퇴 이후 얻은 표만 무효표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 김두관 후보가 사퇴 이후 제주와 부산·울산·경남에서 받은 257표만 무효표가 된다. 정·김 후보가 사퇴 전에 받은 2만8142표를 유효표로 하면 총 투표수는 145만9735표가 되고, 이 중 이 후보가 얻은 표는 71만9905표여서 이 후보의 득표율은 49.32%가 된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세균 후보 사퇴(9월 13일) 직후부터 이런 문제 제기를 했지만, 지도부가 안이하게 받아들여 사태를 키웠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의원은 “우리가 뒤늦게 억지주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당규를 해석하면 되는 문제”라며 “이제라도 경선 결과를 정정해 결선투표를 만들면 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선관위는 이미 유효투표라고 당시에 발표했는데 나중에 갑자기 두 후보의 유효표를 빼버렸다”며 “의도했다면 부정선거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실수이자 착오다.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3차 선거인단의 표심은 이낙연 후보를 향했으며 결선투표를 원하고 있다”며 “대장동 게이트를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는 의식의 반영”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그러나 “경선 불복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은 “축구나 야구에서도 심판 판정이 틀렸다고 생각될 때 영상판독장치를 사용하지 않나”라며 “이의신청을 해도 경기 불복은 아니다. 심판이 잘못됐을 때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전날 캠프 소속 의원들에게 “절대 경선 불복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불복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다. 캠프 차원의 법적 대응도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오후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 무표효 처리 이의제기 관련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이낙연 후보 지지자가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오른쪽)를 저지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도부가 이낙연 캠프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별다른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의원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문제인 만큼 하는 데까지 지도부와 당원들을 설득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결선이 이뤄져야 ‘원팀’도 가능한 것 아니냐”고 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결선투표에서도 질 경우 깨끗이 승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들이 온전히 대선 투표장에 나가 이재명 후보를 찍는 것이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이 전 대표 측 지지자 가운데 일부는 가처분 소송 등 법적 절차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