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합동상륙작전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
아시아투데이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 7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1일 오전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떠있는 지난 6월 취역한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1만4500t급) 함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상륙작전을 모사는 형식으로 개최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에 대한 신뢰와 든든한 안보태세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 우리 군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사상 첫 해병대 주관 국군의 날 행사
7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파격이었다.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해군, 공군, 육군부대를 돌아가며 진행됐던 국군의 날 행사는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행사의 무대를 해병대로 옮겼다.
문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 국군의 날은 경기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렸고, 2018년 국군의 날은 70주년을 기념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됐다.
이어 2019년에는 대구 공군11전투비행단,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의 출신부대인 경기 이천의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가 진행된 지역은 해병대의 고향 포항이다. 포항은 1959년 해병대 1사단이 주둔한 이래 용맹한 해병을 양성해온 곳으로, 교육훈련단과 군수지원단이 함께 자리를 잡고 있는 명실상부한 해병대의 요람이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이 최초의 상륙작전을 단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 군대, 대한강군’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의 백미는 ‘피스메이커’(Peacemaker)라는 작전명으로 진행된 육·해·공군·해병대의 합동상륙작전 시연이었다.
배우 김상중(해병대 570기) 씨와 박한나 육군 소령행사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문 대통령이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 1호기인 ‘마린원’(호출부호)을 타고 영일만 도구해안에서 2.5㎞ 정도 떨어진 해상의 마라도함에 내리면서 시작됐다.
제병지휘부와 기수단이 상륙함 천왕봉함(LST-Ⅱ·4900t급)에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제대와 함께 마라도함 전방으로 이동하며 국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경례하자 천왕봉함에서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국민의례는 국내 기술로 건조된 해군의 첫 번째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게양된 태극기에 일제히 경례하며, 해병 1기이자 통영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작전에 참전한 이봉식 옹이 직접 맹세문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애국가를 부르는 동안 육군 특전사 요원들이 유엔 가입 30주년을 기념해 대형 태극기와 유엔기를 시작으로 소말리아에 파병됐던 상록수부대부터 현재 임무 수행에 중인 동명부대, 한빛부대, 청해부대 등 19개 역대 해외 파병 부대기를 들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고공 강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욱 국방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지상, 해상, 공중을 포함한 전 영역에서, 그리고 해외 파병지에서 임무 완수를 위해 책임을 다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과 국방 가족 여러분들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며 “군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국민 여러분을 든든하게 지켜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륙작전 시연은 해군의 해상초계기 P-3C와 공군의 E-737 항공통제기(피스아이)가 도구해안 상공을 가르면서 시작됐다.
합동상륙작전사령관 김계환 해병대 1사단장(소장)이 영상 통해 출동 신고를 했고 아나시스-Ⅱ 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 정보자산이 실시간으로 적진 상황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공군·해군 공중전력이 기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어 공군의 전투기들이 핵심표적 타격하기 시작했다. F-15K, RF-16, F-35A, FA-50, KF-16, KF-5, F-4E 등 공중전력 6개 편대 36대가 전장 상공으로 진입해 폭격을 했고 해상에서는 고무보트(IBS) 등이 마라도함 전방에서 크게 원을 그리고 돌며 상륙을 준비했다.
잠시 후 합동상륙작전부대의 한국형 상륙 돌격 장갑차(KAAV), 공기부양정, IBS 등이 연막을 터트리며 해상에서 도구해안을 행해 돌격을 시작했다.
공중에서는 AH-64 대형 공격헬기(아파치)와 수리온(KUH-1), 시누크(CH-47), 블랙호크(UH-60) 등이 기동했다.
도구해안에 상륙한 KAAV 등에서 내린 800여 명의 해병대원이 커다란 함성을 지르며 전방으로 달려가 대형 태극기를 게양했고,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작전의 성공을 축하하는 비행을 하며 상륙작전 시연은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합동상륙작전 시연이 펼쳐지고 있다./연합뉴스 |
◇문 대통령 “반드시 군과 함께 완전한 평화를 만들어 낼 것”
이날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이 꿈꾸던 나라는 평화와 번영으로 넘실대는 나라일 것”이라며 “우리는 이 순간에도 세계와 손잡고 영웅들이 꿈꾸던 나라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나는 우리 군을 신뢰하고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런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라며 “이는 곧 우리 군의 사명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반드시 우리 군과 함께 완전한 평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경북 포항 영일만 해상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군에 고강도 개혁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군 혁신의 핵심은 ‘인권’”이라며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맺어진 전우애야말로 군의 사기와 전투력의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군 인권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는 것이 강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길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 마린온 순직 장병 위령탑 참배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행사에 앞서 지난 2018년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해병대 1사단 내에 건립된 위령탑을 찾아 참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국군의 날인 1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부대 내 마린온(MUH-1) 순직자 위령탑을 찾아 유가족과 함께 추모벽을 돌아보고 있다./연합뉴스 |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상처를 다시 꺼내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유가족에 위로를 전했다. 이에 유가족은 “대통령이 와주셔서 하늘에 있는 아들도 기뻐할 것”이라며 “항공기 안전도 챙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기념행사를 마친 후 마라도함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 다과회와 해병대 교육훈련단 식당에서 열린 장병 격려오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마라도함 장비격납고에서 진행된 다과회에서 최초로 포항 앞바다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 준비를 위해 애쓴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울탈환작전 당시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했던 고(故) 박정모 해병 대령의 아들 박성용 씨와 기념식에서 국가에 대한 경례 맹세문을 낭독한 해병대 1기 이봉식 옹에 감사를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행사에서 우리 군이 시연한 ‘피스메이커’ 합동상륙작전을 통해 우리 군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됐다”며 “우리 군의 목표인 자주국방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대화와 외교를 통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역시 강한 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는데, 이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력한 국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마라도함 장비격납고에서 열린 다과회에서 케이크를 절단하고 있다./제공=청와대 |
이어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 재향군인회장과 해병대 1기이자 6·25 참전용사인 이봉식 옹, 미라클 작전에 참여했던 조주영 공군 중령, 청해부대 후송 치료를 맡았던 허윤영 육군 대위 등과 함께 국군의 날 기념 케이크를 커팅했다.
문 대통령은 국군의 날 행사 마지막 일정으로 해병대 교육훈련단 식당에서 이날 기념행사를 준비한 해병대 장병들과 격려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해병대가 주축이 돼서 합동상륙작전을 국민들께 보여드려 매우 자랑스럽다”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또 해병대 출신으로 기념행사 사회를 맡은 배우 김상중 씨도 오찬에 함께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김정숙 여사가 국군의 날인 1일 오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부대에서 열린 장병 격려 오찬 참석자 중 셋째 자녀 임신 소식을 알린 한 해병 대위에게 태명을 수놓은 배냇저고리를 선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여사가 선물한 배냇저고리./연합뉴스 |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셋째 자녀를 임신한 해병 1사단 대위에게 ‘별’이라는 태명과 서명을 자수로 새긴 배냇저고리와 함께, 건강하게 세상을 밝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는 축하카드를 선물로 전달했다.
오찬 메뉴로는 병영식당 기본 메뉴에 청와대 셰프가 조리한 닭다리살 유자 간장구이, 색동채소 해산물볶음이 추가로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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