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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핵' 경고에도…문 대통령, 유엔서 또 종전선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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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총회에서 “북한은 플루토늄 분리와 우라늄 농축, 다른 (핵)활동 작업을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다(goes full steam ahead)”고 평가한 이후 하루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를 8개월여 남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촉구가 당사자인 북한, 미국·중국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최근 잇따른 순항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에 의해 한반도에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데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종전선언을 북한 비핵화의 ‘상응 조치’ 또는 비핵화의 ‘입구’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비대면 연설 요청에도, 문 대통령 ‘종전선언’ 들고 유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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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2018년 유엔총회 때부터 종전선언을 언급했는데 이번 총회에서 종전선언의 주체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라고 언급, 더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회담 등에 있어서 신뢰를 구축하는 첫 출발”이라며 “종전선언은 결과적으로 비핵화에 이르는 신뢰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미국 측에선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유엔총회 참석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문 대통령은 3박5일간의 강행군을 하면서까지 대면 기조연설을 했다. 그만큼 강한 의지가 반영된 행보였다. 일각에선 종전선언의 주체에 중국을 포함한 것을 두고 중국과 사전교감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앞두고 지난 15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청와대에서 만나 41분간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종전선언 실현 전망은 임기 중 어느 때보다 밝지 않다. 박 수석은 이날 “북한이 다시 대화에 나오면 약속했던 대로 충분히 함께 추진해볼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북한은 올 들어 핵무력 강화를 선언하면서 비핵화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

이와 관련,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총회에서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지난 13일 이사회에서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남북 통신연락선을 또다시 차단하면서 대화 창구를 봉쇄했고, 최근 순항 및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올해에만 5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였다.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원하고 있는 북한이 과연 종전선언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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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에 청년 세대 대표로 참석한 방탄소년단(BTS). 이들은 연설과 함께 유엔 본부를 무대로 한 ‘퍼미션 투 댄스’ 퍼포먼스 영상도 공개했다. [사진 BTS 트위터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를 추구하기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한다”며 대북 정책의 핵심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외교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촉구했던 종전선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현재 상황에서 종전선언 논의에 북한이 참여할 가능성은 작고, 종전선언을 단순히 정치적 선언으로 보는 미국과 종전선언으로 유엔군사령부 해체까지 노리는 중국의 시각차도 좁히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용’ 메시지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을 ‘평화 세력’으로 프레임화하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종전선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방미 길에 오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북 정책이 상당히 폐기되는 수순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임기 말에 새로운 제안을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잘 마무리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재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강태화·윤성민·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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