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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 지원 늦으니 ‘수돗물 먹으라’ 했다”…자가격리자 쓰러져 구급차 이송

헤럴드경제 나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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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통보받은 30대 남성이 보건당국의 물품 지원이 늦어져 이틀을 굶다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인천에 사는 박성범(34)씨는 지난 6일 동거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진단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관할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박씨의 자택엔 생수와 음식 등 생필품이 전혀 없었고,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 박씨의 유일한 현금은 차량 안에 있었다. 그가 “수중의 현금이 모두 주차된 차량에 있으니 차에만 바로 다녀오겠다”고 하자 보건당국은 ‘자택을 나갈 경우 바로 고발 조치한다’고 했다.

이에 박씨는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지원 물품을 요청했으나 이 역시 ‘격리 대상자가 많아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이틀 동안 물과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한 박씨는 갑작스러운 두통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119 구급대 신세를 져야 했다.

박씨는 16일 “유일한 현금이 차에 있어 배달이나 주문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여섯끼를 꼬박 굶었다”며 “첫날부터 이런 상황을 설명하며 물품 배급을 요청하니 ‘일단 수돗물을 먹으라’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저야 아직 젊은 청년이니 괜찮지만, 노약자나 취약계층이 같은 상황이었으면 어땠겠느냐”며 “응급실에 실려 간 뒤에야 와서 조처를 해줬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공무원들이 바쁜 건 전적으로 이해하지만, 소통이 전혀 안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씨의 사례는 기초자치단체의 방역 관리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인천 지역의 하루 평균 자가격리자는 8014명을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하루 평균 자가격리자가 586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6.89%나 늘어난 수치다.

이달 14일 기준으로 인천의 자가격리자(8937명)를 관리하는 공무원은 5228명으로 지난달보다 수백명 늘렸음에도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씨처럼 자가격리 중인 시민들이 필요한 물품과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자가격리자가 발생하면 공무원 1명이 전담으로 배정되지만 본래 업무와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각 자치단체 상황에 따라 배정이 약간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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