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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지도부 만류에도 의원직 사퇴 고수…"조속 처리해 달라"

머니투데이 김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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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300](종합)

(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전북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9.9/뉴스1

(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전북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9.9/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국회의원직 사퇴를 만류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사퇴 의지를 꺾지 않고 정권재창출을 위해 결연한 의지를 다진다는 뜻이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배수진'이 당원들에게 '원팀' 기조를 해치는 제2의 '네거티브' 공세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있어 자칫 또다른 전략적 판단 미스가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9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가 실제 여론 반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걸 계산한 것은 아니고 저의 결의의 표시"라며 "내 모든 걸 던져서라도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통화를 나눴다며 "미리 상의드리지 못하고, 의원직 사퇴를 발표하게 된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며 "당 지도부에도 제 의사를 존중해주길 바라며 (사퇴서를)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정권 재창출을 향한 충정, 대선후보로서의 결의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향후 원팀으로 경선을 치러나가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만류하고 계신다"며 "송 대표도 전화로 이 전 대표에게 사퇴 의사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드렸다"고 전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이 전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직접 전화해 이 전 대표를 설득했고, 송 대표는 이날 오전 통화를 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회기 중 국회의원 사퇴안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여야 합의하에 본회의에 안건이 올라간 뒤 의결돼야 한다. 현재 정기국회 중인 만큼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 전 대표 사퇴안을 본회의에 의사일정으로 올리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처리가 불가능하다.

이 전 대표 선거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이 전 대표와 함께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만큼 비장한 각오를 보여주려는 취지로 풀이되지만 사퇴 번복으로 결국 캠프 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노출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한 친문계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배수진이란 해석도 맞지 않을 뿐더러 당원들한테 결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이라 볼 수 없다"며 "캠프가 왜 자꾸 무리수를 두는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 전 대표의 결정이 경선 국면에서 당원들에게 의원직까지 포기한 배수진이라기 보다는 당에게 부담을 주는 이기적 판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자칫 야당에게 내주게 되면 당이 받게될 타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잇겠다고 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직을 굉장히 소중히 여겼던 분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 1번지'라고 불리는 종로에서 각고의 노력을 하셨던 곳인데 그것을 생각하면 너무 가볍게 180석을 민주당에 준 의미를 잊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너무 경솔하게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캠프 내 의사 결정 과정도 급박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 의견도 다수였으나 사퇴를 발표한 기자회견이 임박해서 이 전 대표가 다소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절차나 지도부와의 상의를 거쳤을리 만무하니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결정으로 지지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야당에선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사퇴쇼'라고 폄하하고 나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낙연 후보의 전격적인 국회의원직 사퇴 선언이 논란"이라며 "이런 가운데 선대본부장인 설훈 의원까지 의원직 사퇴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낙연 후보는 후보라서 그렇다 쳐도, 설훈 의원은 대체 뭔가? 게다가 민주당 지도부는 사퇴서 처리를 할 의사가 없다고 하니 그야 말로 릴레이 사퇴쇼"라고 비웃었다.

민주당의 또다른 의원은 "호남에서 역전을 기대하고 승부수를 던진 건데 승부수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 아니겠느냐"며 "당원들은 우리 편끼리 공격하고 우리편이 싸움에서 지게 하는 짓을 하는 걸 제일 싫어하는 데 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이 그런 일들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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