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4.3 °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미중갈등 격화속 방한 왕이, 한미접근에 견제구 던질듯

연합뉴스 조준형
원문보기
美부통령 최근 다녀간 동남아도 방문…우군 확보·중립화 모색할듯
4월에 만난 정의용 장관(왼쪽)과 왕이 부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월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2021. 4. 3 ykim@yna.co.kr

4월에 만난 정의용 장관(왼쪽)과 왕이 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월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2021. 4. 3 ykim@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14∼15일 방한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미중갈등과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 외교부는 7일 왕 부장 방한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대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와 상호 실질 협력 및 우호 정서 증진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종료를 8개월 남짓 남긴 지금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답방과 북핵 해법 조율,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공조 등 한중간에는 여러 양자 현안들이 있다.

그러나 전방위로 진행중인 미중 갈등 국면에서 최근 중국의 외교 기조로 미뤄볼 때 중국은 세부 현안도 현안이지만, 미중 갈등 속에서 아시아에서의 우군 확보 또는 미중 사이에서의 '중립화'를 시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이번 왕 부장의 10∼15일 순방국 면면을 볼 필요가 있다.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 동북아와 동남아에 걸쳐 있는데,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고,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순방한 나라로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중 양측과 공히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통해 중동에서 아끼게 된 역량을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는데 쓰겠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공연히 밝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왕 부장의 순방을 통해 대 주변국 외교를 강화함으로써 한국 등이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에 적극 협력하지 않도록 견제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7일 브리핑에서 왕 부장의 이번 순방시 방문 예정국을 열거한 뒤 "모두 중국의 주변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왕 부장의 방문이 중국과 이들 나라의 우호 관계를 한층 드높이고 상호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는 이 같은 중국의 의중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한국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미국의 대 아시아 전략에 예상 이상으로 적극 협조키로 했다는 평가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양국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문구가 담겼는데, 한미 정상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를 공식 문서에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래픽] 한미 정상회담 주요 내용(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5월21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뤄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그래픽] 한미 정상회담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5월21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뤄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또 미국 의회에서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 대상 국가를 기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영국)에서 한국, 일본 등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담은 법안이 추진되는 등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계속되고 있다.

이런 터에 경제 관계를 중심으로 한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외교·안보가 미국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왕 부장의 중요한 방한 목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중국 입장에서는 지난달 탈레반의 아프간 수도 카불 장악 이후 탈레반에 대한 제재 반대, 내정간섭 반대 등을 중심으로 천명해온 자신들의 대 아프간 해법에 대한 동조세를 확보하는 것도 이번 순방의 목적 중 하나일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시 주석과 왕 부장은 쿠바, 이란, 러시아, 파키스탄 등 우호적 관계에 있는 나라 정상 또는 외교장관과 전화로 소통하며 아프간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을 설파하고, 미국과 갈등 중인 남중국해, 대만, 홍콩 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 중국 입장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곤 했다.

1차로 우방 상대 전화외교를 진행한 왕 부장은 이번 순방 계기에 전략적으로 미중 사이에 걸쳐 있는 나라들을 상대로, 미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자국 정책에 대한 동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사과 배 선물
    사과 배 선물
  2. 2이재명 대통령 언어 순화
    이재명 대통령 언어 순화
  3. 3윤영호 통일교 의혹
    윤영호 통일교 의혹
  4. 4롯데 교야마 영입
    롯데 교야마 영입
  5. 5홍명보 감독 베이스캠프
    홍명보 감독 베이스캠프

연합뉴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