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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규성·박병일·이유나 기자 = 그룹의 싱크탱크인가, 총수의 제2 비서실인가.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역외탈세 혐의와 관련, CJ경영연구소를 압수수색하면서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경영연구소의 물밑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CJ경영연구소는 핵심 업무와 인력 규모 등에 대해 그룹 내에서도 전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안을 유지하며 총수 일가에 대한 지원업무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LG 등 대기업 경영연구소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총수들의 눈과 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경영연구소들은 소속 연구원들의 방대한 해외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각 대기업의 대관업무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기업 총수들의 보이지 않는 참모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경제연구원의 경영정보팀 김 모 부장은 "대정부, 정치권, 언론계, 노동계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정보 수집을 총괄하고 있다"며 "1주일에 2번 수집한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작성한 리포트가 총수에게 보고된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또한 "동종업계나 경쟁업체의 동향 수집도 최근에 중요한 업무가 되고 있는데, 최근 몇년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당 정보 수집 인력도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의 정책에 따라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정보통신 분야에는 최근 몇년 간 인력배치가 늘고 있다.
물론 경영연구소의 주된 업무는 경제 경영,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B경영연구소 출신인 윤 모씨는 "대기업 연구소의 경우 10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큰 규모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다양한 조사연구를 하고있다"며 "여기서 얻어지는 자료가 중요한 정보가 돼 그룹의 경영전략 수립에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이하 삼성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중 116명이 연구원으로 박사학위 소지자는 70% 수준이다.
삼성연이 연구조사를 위해 사용한 비용은 지난 2011년과 지난해 77억8600만원과 72억95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중국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의 특성상 베이징에 사무소를 설치해 중국 경제와 시장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하고 있다.
고(故)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연의 모델로 일본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NRI)를 제시할 정도로 연구소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삼성연은 국가정책연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정책연구를 통해 이름을 알린 연구원들은 대부분 스카우트 형식으로 정부 등 주요 분야로 진출해 또 다른 삼성 네크워크를 형성한다.
대관 관련 네트워크 확대도 꾸준하게 진행돼 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연 객원 연구위원이었고, 고(故) 김휴종 대통령실 문화예술비서관도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연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삼성연 출신 그룹내 최고경영자(CEO)로는 대표적인 경영혁신 전문가인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이 꼽힌다. 그는 1991년부터 삼성연에서 경영혁신연구실장·신경영연구실장, 연구조정실장(부소장), 그룹 홍보실장을 거쳐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역임했다.
LG경제연구원도 규모면에선 삼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비슷한 성격을 가진다. LG연구원은 1986년 삼성연과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 이후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분석, 산업의 미래 진화방향 연구 및 기업 경영 컨설팅 전반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전체 직원수는 140명 정도로 연구원은 100명 수준이다. 박사급 인력은 30여명 정도다.
이들 대부분은 개인이 가진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구조사를 펼치는 한편 LG그룹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장들도 정부와의 인연이 깊다. 지난 2006년까지 LG연구원을 이끈 이윤호 원장(3대)은 2008년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했고, 2대 원장을 지낸 차동세 원장은 금융개혁위원회, 대통령 비상경제 대책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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